김해림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US여자오픈 출전 자격이 있었지만, 일본 투어에서 뛰는 것이 저에게 우선 순위였습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여왕’ 자리를 넘보는 김해림(28)이 현명한 판단을 내린 끝에 출전한 일본 원정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16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이글포인트 골프장(파72·6,667야드)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017시즌 19번째 대회인 사만사타바사 걸스 컬렉션 레이디스 토너먼트(총상금 6000만엔) 셋째 날. 32도를 넘는 맑은 날씨 속에서 치러진 최종 라운드는 김해림의 독주였다.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앞세워 5개의 버디를 골라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사흘 합계 11언더파 205타의 성적을 거둔 김해림은 공동 2위인 윤채영(30)과 이와하시 리에(일본)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김해림은 4대 여자골프 투어 대항전인 ‘더 퀸즈’의 한국대표로 일본 무대를 밟은 적은 있지만, JLPGA 투어 대회에는 처음 출전했다. 이번 대회 주최자 추천으로 나선 첫 무대에서 우승을 장식하며, 상금 1,080만엔(약 1억9,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김해림은 우승 직후 JLPGA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기쁜 일이다"고 만면의 미소를 지었다. 김해림이 우승을 확신한 것은 14번홀(파4). 7번 아이언을 잡고 시도한 샷을 핀 4m 옆에 떨어뜨려 버디로 연결했다. 김해림은 "매우 어려웠던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우승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대회 첫날 1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한 김해림은 전날 2라운드에서 5타를 더 줄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타 차 선두로 나선 최종 3라운드에서도 김해림은 전혀 긴장한 표정 없이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2번홀(파4)에서 7m짜리 버디를 성공시킨 뒤 3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았다. 파 세이브를 이어가던 김해림은 11번홀(파5)과 13, 14번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골라내는 등 한 번도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4타 차 완승을 거뒀다.

김해림은 "오늘은 티샷이 매우 좋아 페어웨이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 샷도 편하게 칠 수 있었다”며 “이날 유일한 위기였던 8번홀에서 벙커에 빠져 파온은 못했지만, 파로 잘 막았다"고 돌아봤다.

김해림이 일본 투어 첫 출전인 이번 대회의 준비를 시작한 것은, 추천 출전이 결정된 지난 4월이었다.
US여자오픈 출전 자격이 있었던 김해림은 “이 대회와 같은 주에 US오픈이 열리기 때문에 JLPGA 투어에서 뛰는 최고 선수들 역시 미국으로 원정을 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우승 기회가 상당히 있다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이다.

코스 정보 등을 수집하며 이날을 기다려온 김해림은 이 대회를 위해 한 주 경기를 쉬며 제대로 컨디션을 조율하고 왔다.

이번 시즌 KLPGA 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김해림은 "올해 한국 상금왕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일본은 메이저대회 등 몇 경기에만 출전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해림은 앞으로 일본에서 풀 타임으로 뛰고 싶은 바람도 전했다.

마지막 날 평소 동경하던 우에다 모모코(31)와 마지막 조에서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것도 김해림이 인생 최고의 날로 꼽는 데 보탬이 됐다. JLPGA 투어 통산 12승의 우에다에 대해 김해림은 "엄청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TV 중계를 통해 일본 투어를 보는데, 팬이다"고 존경의 뜻을 표현했다.

한편 올 시즌 일본 무대에 데뷔한 윤채영이 공동 2위(합계 7언더파 209타)에 올라 한국선수가 1, 2위를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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