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 보기 없이 버디 3개…2타차 극복한 역전승

김시우가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의 막내 김시우(22)가 세계 톱 랭커들이 모두 출전한 특급대회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김시우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유일하게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내 3언더파 69타를 쳤다.

나흘 동안 합계 10언더파 278타의 성적을 적어낸 김시우는 2위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를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챔피언

지난 2011년 최경주가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 대회는 PGA 투어가 4대 메이저 대회에 대응하기 위해 1974년에 처음 만들었기 때문에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더욱이 올해 총상금은 1,050만 달러에 이르고 우승 상금은 189만달러(약 21억3,000만원)나 된다. 1982년부터 지금까지 PGA 투어 대회 전용 코스인 소그래스TPC 코스에서 열리고 있는 명실상부 남자골프 최고의 무대 중 하나다.

1995년 6월 28일생 김시우는 만 21세다. 작년 8월 PGA 투어 2015-2016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에서 짜릿한 버디를 잡아내면서 극적으로 우승, 한국인 최연소 PGA 투어 챔피언에 등극했던 김시우는 약 9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째를 기록했다.
동시에 김시우는 2004년 애덤 스콧(호주)이 세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23세)을 경신하면서 PGA 투어의 '20대 젊은 피'로서의 존재감도 과시했다.

PGA 투어에서 우승한 5번째 한국인 챔피언인 김시우는 이로써 태극 사나이들의 PGA 투어 15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지금까지 최경주(8승)·양용은(2승)·배상문(2승)·노승열(1승)·김시우(2승)가 미국 무대 정상을 밟았다.


침착하고 영리한 플레이를 선보인 최종라운드

이날 평균 305.7야드(최고 비거리는 359야드)를 날린 김시우는 홀당 1.625개로 막아낸 절정의 퍼팅감이 돋보였다. 아울러 1~4라운드에서 스코어를 지켜 그린까지 가는 스트로크 게인 능력(스트로크 게인드 티-투-그린) 부문 2위에 올랐고, 그린 주변 플레이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샷 감각도 좋았다.

3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J.B. 홈스, 카일 스탠리(이상 미국)에 2타 뒤진 단독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선 김시우는 시종일관 침착한 모습으로 착실히 타수를 줄여나갔다.

1번홀(파4) 버디로 기분 좋게 첫발을 내디딘 김시우는 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단독 선두에 올랐고, 9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로 올라온 폴터를 2타 차로 벌렸다. 특히 7번홀에서는 7.5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9번홀에서는 벙커에 빠진 위기에서도 5.5m 버디를 홀에 떨어뜨렸다.

이후 후반 9개 홀은 파로 잘 막아냈다. 추격자 폴터는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1타 차로 압박했지만, 바로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으면서 제 발목을 잡았다. 3위 우스트히즌도 11번홀에서 이글을 잡으면서 김시우에 2타 차로 따라붙였지만, 13번홀(파3)의 보기로 기세가 누그러졌다.

김시우는 16번홀(파5)에서 티샷이 우측 러프로 날아갔지만, 안전한 레이업과 파퍼트로 막아 타수를 잃지 않았다. 그린이 연못 속에 섬처럼 자리 잡고 있는 악명 높은 홀 17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그린에 안착시켜 2퍼트로 홀아웃하는 등 순위표 가장 상단을 차지한 뒤에는 위기관리가 돋보였다. 김시우는 18번홀(파4)도 파로 막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서는 최경주에 이어 두 번째다.

컷을 통과한 한국 선수 중 노승열(26)은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면서 공동 22위(이븐파 288타)에 올랐고, 강성훈(30)은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0위를 기록했다.


고개 속인 정상급 랭커들

선두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 선수들은 줄줄이 타수를 잃고 무너졌다.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홈스와 스탠리는 1번홀부터 나란히 보기를 범했다. 결국 세계랭킹 44위 홈스는 하루에 무려 12타를 잃고 공동 41위(합계 3오버파)로 마쳤고, 스탠리는 3타를 잃어 공동 4위(합계 6언더파)에 올랐다.

3라운드에서 공동 7위까지 뛰어오르며 역전 우승을 노렸던 2017 마스터스 챔피언인 세계랭킹 6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이날 6오버파 78타로 부진해 공동 30위(1오버파 289타)로 내려앉았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남자골프 '빅3' 중에서는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면서 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 전날보다 32계단이나 상승한 공동 12위(2언더파 286타)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타를 잃어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35위, 세계랭킹 3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제이슨 데이(호주)는 8오버파 80타(합계 7오버파 295타)로 흔들리면서 공동 60위로 처졌다.

한편 세계랭킹 5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이틀 동안 4오버파 148타를 쳐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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