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가 텍사스 슛아웃에서 기권한 뒤 자신의 SNS에 글을 남겼다. 사진=리디아 고의 인스타그램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한국이름 고보경)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이래 처음 기권을 결정했다.

한쪽 눈만 렌즈를 착용한 투혼

리디아 고는 4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발런티어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대회 사흘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 날 LPGA 투어 측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리디아 고가 눈 감염으로 인해 텍사스 슛아웃에서 기권했다”라고 발표했다. 리디아 고의 에이전트는 “리디아 고가 감염으로 눈이 심하게 부어 이번 주 내내 고통을 호소했으며, 콘택트렌즈를 낄 수 없다는 의사 진단을 받았다며 기권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인은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과 2013년 LPGA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리디아 고는 2014시즌부터 정식 데뷔해 이 대회 전까지 기권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월 24일 만 20세 생일을 보낸 리디아가 새 캐디인 피터 고드프리와 첫 출격한 대회라 관심이 집중됐다.

알레르기의 영향 때문에 제대로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던 리디가 고는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로 공동 32위에 머물렀고, 눈 한 쪽만 콘택트 렌즈를 착용한 2라운드에서는 버디 1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이틀 동안 1오버파 143타의 성적을 내면서 순위는 공동 47위.
하지만 증세가 악화되면서 리디아 고의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증세가 호전될 때까지 콘택트렌즈의 착용을 금지했다. 정확한 복귀 일정은 미정인 상황이지만, 눈 건강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위태로운 ‘넘버원’

리디아 고 입장에선, 기권보다 심각한 것은 흔들리는 1인자 자리다. 지난 2015년 10월부터 무려 79주 연속(총 98주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리디아 고는 올 들어 부쩍 유소연(27)과 아리야 주타누간(22·태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리디아 고는 직전까지 이번 시즌 7차례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단 한 차례도 우승이 없었고, 우승을 다툰 적도 많지 않다. 분명히 지난 시즌과는 다른 모습이다. 2주 전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로 올해 최고 성적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기아 클래식에서는 LPGA 투어 두 번째에 해당하는 컷 탈락으로 팬들을 걱정시켰다.

반면 세계랭킹 2위 유소연과 세계 3위 주타누간은 매 대회에서 꾸준히 우승을 다투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유소연은 3라운드까지 2언더파 211타로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단독 선두인 노무라 하루(일본)와는 6타차로, 다소 버겁지만 역전이 불가능한 스코어는 아니다. 유소연이 5월 1일 치를 최종 4라운드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리디아 고를 제치고 생애 처음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 3언더파 210타로 공동 6위를 기록 중인 주타누간은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야 ‘넘버원’ 창호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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