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후원 김해림, 우승 퍼트에도 뒷모습만 나와

김해림이 연장 두번째 홀에서 우승 확정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전방위로 펼쳐지는 가운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년 첫 대회인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까지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 17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중국의 보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우려와 달리 현지 분위기는 우호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KLPGA 투어와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투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공동주관한 이 대회에는 각 투어 40명의 선수와 추천선수 6명 등 총 126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공세에도 불구하고 우승 경쟁은 한국 선수끼리 벌인 것은 물론, 공동 9위까지 상위 12명 가운데 외국선수는 찰리 홀(잉글랜드·공동3위)뿐이었다.

19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장 블랙스톤 코스(파73)에서 진행된 최종일 3라운드. 3타를 줄인 김해림(28)이 최종합계 14언더파 205타를 적어내면서 4언더파 69타를 친 배선우(23)에 동타를 허용해 연장전을 벌였다.

18번홀(파5)에서 계속된 연장전에서 1차전은 모두 파로 비겼다. 이어진 2차 연장에서 김해림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앞에 가져다 놓은 뒤 세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긴 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정규 18번홀에서 흔들려 연장까지 끌려간 배선우는 3m 버디 기회를 놓치고 돌아섰다.

지난해 생애 첫 우승에 이어 메이저 대회까지 제패, KLPGA 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김해림은 작년 10월 KB스타 챔피언십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박성현(24)이 미국으로 떠난 뒤 ‘새 여왕’ 자리를 놓고 치열해진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배선우 역시 새해 첫 대회에서 준우승에 입상하며 20017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특히 히팅 능력지수(볼스트라이킹)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온 배선우는 이번 대회 사흘 동안 이글을 4개나 뽑아내며 경쟁자들을 위협했다.

장타여왕 박성현이 떠난 뒤 KLPGA 투어 드라이브 비거리 1위를 예약한 김민선(22)과 작년 신인왕 이소영(20)이 공동 3위(11언더파 208타)에 올랐다. 작년에 3승을 거둬 박성현을 제치고 대상(MVP)을 차지했던 고진영(22)도 단독 6위(10언더파 209타)로 대회를 마쳐 ‘넘버원 1순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와 중국여자프로골프(CLPG)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지만 상위 10위 이내에는 공동3위 조지아 홀(잉글랜드) 말고는 LET와 중국 선수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문제는 현지에서 대회 중계 영상 제작을 맡은 중국 CCTV(중국의 국영방송사)가 상식 밖의 영상을 송출해 빈축을 샀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CCTV는 후원사인 롯데의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경기한 김해림이 우승 경쟁을 벌이는데도 멀리서 찍은 영상만 송고했다. 가깝게 찍은 영상도 카메라 위치를 조정해 롯데 로고가 비치지 않도록 했다. 이는 김해림이 우승을 결정하는 챔피언 퍼트를 하는 순간에도 먼 거리에서 촬영한 영상과 뒷모습만 송출해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실제로 CCTV는 롯데 후원 선수가 우승하면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한한령(한류 금지 또는 제한령)과 한국 관광 금지 등으로 한국을 압박했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의 보복성 규제로 중국 현지 롯데마트는 80%가량이 문을 닫은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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