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90대, 80대 벽을 깨지 못하는 골퍼들의 특징 중 하나가 끈질기게 풀 세트의 골프채를 갖고 다닌다는 점이다. 이른바 ‘단일군’파다. 

보통 시판되는 골프채는 9개의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포함한 3개(또는 4개)의 우드, 그리고 퍼터 등 13~14개로 구성돼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가 골프를 처음 배울 때나 구력이 한참 되었을 때나 13~14개의 골프채를 갖고 다닌다. 골고루 잘 다룰 수 있다면 탓할 게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습관적으로 처음 구입했을 때의 세트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80대 벽을 깨고 70대에 진입하고 싶다면 부단한 연습과 함께 골프채를 자신에게 맞게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 연합군을 편성한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초보 때는 모든 채를 다루는 기본을 터득하기 위해 풀 세트를 갖고 다녀도 무방하다. 그러나 구력이 쌓이면서 잘 다루는 채와 그렇지 못한 채로 구분이 된다. 
아무리 연습해도 3, 4번 같은 롱 아이언 다루기가 어렵다든지, 페어웨이 우드가 겁이 난다든지 나름대로의 약점이 생긴다. 반대로 롱 아이언에 강하다든지, 페어웨이 우드를 잘 다룬다든지 강점도 생기게 마련이다. 더 섬세한 어프로치를 위해 다양한 웨지를 보탤 수도 있고 우드 대신 하이브리드로 대신할 수도 있다.

약점을 보완하면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골프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스코어를 낮추는 전략적 비결이다.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다.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남들이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데 드라이버를 외면하고 장기인 3번 우드나 아이언을 빼들기란 쉽지 않다. 드라이버 때문에 수많은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설마와 자존심의 유혹에 넘어가는 전철을 되풀이한다.  
 
선수시절 김미현의 골프백에는 3, 4, 5번 아이언이 없었다. 아이언은 6번부터 9번까지만 있는 대신 다양한 용도의 웨지와 페어웨이 우드가 대신했다. 김미현의 우드 다루는 솜씨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스윙과 함께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자신의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 결과 큰 파워가 필요한 롱 아이언보다는 다루기 쉬우면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페어웨이 우드를 익히는데 열중한 결과 우드 샷에 백스핀을 먹일 수 있을 정도의 달인이 된 것이다. ‘우드의 마술사’란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아마추어 골퍼는 더더욱 자기 기준의 병기를 갖출 필요가 있다. 남과 같은 장비가 아니라 내가 쉽게 다룰 수 있고 실수 확률도 적은 장비 위주로 편성을 하면 스코어가 확실히 달라진다. 드라이버로 고생하는 사람이 드라이버를 빼놓고 가면 스코어가 좋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일군을 고집할 것이냐, 연합군을 선택할 것이냐. 나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나만의 골프채 구성이야말로 현명한 골퍼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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