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새로 승인된 날짜는 2021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다. 원래 일정과 비교해 완전히 1년 뒤로 미뤘고, 대신 올림픽 개막일과 폐막일은 각각 하루씩 앞당겨졌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고, 각 종목 주요 스타들의 손익이 저울에 올려졌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골프계 가장 뜨거운 이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의 메이저 추가 우승과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였다.

우즈는 2019-2020시즌 스타트가 좋았다. 첫 출격이었던 지난해 10월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최다승(82승) 타이기록을 세웠고, 정상급 소수 정예만 출전한 12월 이벤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는 단독 4위에 올랐다.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공동 9위로 올해 첫발을 디뎠다. 그러나 열흘 만에 다시 돌아온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컷을 통과한 선수 중 꼴찌인 68위였다. 당시 우즈의 부진은 허리 통증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이후 대회에는 컨디션 회복을 위해 나오지 않았다.

남자 골프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이후 제외됐다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당시 우즈는 심각한 허리 부상으로 힘든 시기였다. 

골프에서 거의 대부분을 이룬 우즈에게 올림픽 금메달은 특별한 목표다. 일부 정상급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우즈는 일찌감치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공언했다.

최근 대회를 연달아 빠지면서 현재 세계랭킹 11위로 밀린 우즈는, 브룩스 켑카, 저스틴 토마스, 더스틴 존슨, 패트릭 리드, 패트릭 캔틀레이, 웹 심슨에 이어 미국 남자 골퍼 가운데 7번째 순위다. 또 우즈에 이어 12위와 13위는 잔더 셔플레와 브라이슨 디섐보가 포진해 있다. 세계랭킹 톱15 안에 9명의 선수가 접전 상황이고, 올림픽 티켓은 4장뿐이다.
 
올림픽이 예정대로 올해 7월에 개막했다면, 우즈는 좋지 않은 몸 상태로 6월 말까지 세계 순위를 끌어올려야 했다. 하지만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시간을 번 셈이다.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갖는 부담도 크다. 허리 통증은 언제 재발할지 모르고, 40대 중반을 지나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의 강도가 더해질 것이다.

즉, 우즈에게는 올림픽 연기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다른 종목 스타는 어떨까.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 뒤 은퇴할 계획이었던 영국 조정 국가대표 톰 랜슬리(35)는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자 바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4일(한국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1년 연기된 것이 내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면서 "지금까지 도쿄 올림픽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았다. 하지만 2021년은 내게는 너무 멀리 있다"고 말했다.

올해 도쿄 올림픽이 치러졌다면, 여자 기계체조에서 금메달 6개를 석권할 가능성이 컸던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3·미국)도 아쉬움을 삼켰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인생의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했던 바일스에게 1년 연기는 유연성, 몸무게와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즉,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나면 공중에서 회전하고 몸을 비틀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클로이 에스포지토(29·호주)는 1년 연기가 반갑다. 올해 2월 임신 사실을 알고 난 이후 도쿄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던 에스포지토는 호주 언론과 인터뷰에서 "8월 출산 이후 상황을 보고 도쿄 올림픽에 도전할지를 정하겠다"고 각오를 다잡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프로농구(NBA)의 스타 플레이어 케빈 듀랜트(브루클린 네츠)도 올림픽 연기가 득이 됐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19-2020시즌을 뛰지 못했던 그는 내년 올림픽까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추천 기사: 기상천외한 퍼팅, 화제의 중심에 선 페이지 스피러낵 

추천 기사: 코로나19에 미뤄진 최경주의 챔피언스투어 데뷔전 

추천 칼럼: 설렘의 4월, 왜 골퍼에게 잔인할까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golf@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