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2019년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캐디 조 라카바와 기뻐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2019년 세계 골프계는 황제의 완벽한 귀환에 열광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스터스에서 다시 포효하면서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달 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톱10 선수' 순위를 매겨 발표했는데, 1위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이름을 올렸다. 

이 목록에서 우즈는 5위에 그쳤다. 2위 더스틴 존슨(미국), 3위 조던 스피스(미국), 4위 브룩스 켑카(미국)보다 낮은 순위였다.

PGA 투어는 그 이전 10년인 2000년~2009년은 우즈의 시대였으나, 2009년 11월 이후 불거진 '성 추문'으로 인해 우즈가 정상의 자리에서 사실상 내려오면서 특정 선수의 독주 체제도 함께 끝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PGA 투어 선수들이 선정하는 2018-2019시즌 올해의 선수상도 켑카를 제치고 매킬로이가 차지했다.


그러나 여러 현지 매체들은 2019년 최고의 이슈 메이커로 타이거 우즈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AP통신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을 '올해의 스포츠 스토리'로 발표하면서 "스포츠 에디터들과 기자들로 구성된 투표인단의 의견을 모은 결과,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이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을 제쳤다"고 밝혔다. 

같은 날 AFP통신도 올해 12개의 '스포츠 빅 모멘트'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골프 이슈로는 유일하게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이 12개 목록에 포함됐다.

앞서 미국 골프채널이 발표한 '올해의 스토리 라인' 톱10에서도 1위는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이었고, 4위는 우즈의 PGA 투어 통산 82승 달성이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올해의 뉴스메이커' 톱25위를 발표했는데, 1위로 타이거 우즈를 선정하며 "어떤 의심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골프다이제스트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10년간 열린 40개의 메이저 대회 가운데 팬들의 기억에 남는 대회 10개를 추려 발표했는데, 1위는 타이거 우즈가 우승한 2019년 마스터스가 선정됐다. 


타이거 우즈는 1997년 21세의 나이로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12타 차로 우승했다. 2000년 US오픈에서 15타 차로 정상을 차지했고 8년 후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다시 우승했던 선수다.

그런 화려한 전력을 제쳐두고, 우즈의 올해 메이저 우승과 통산 15승의 의미는 중요하다. 그의 오거스타에서의 승리는 스포츠를 넘어서는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성 추문으로 인해 2010년 2월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우즈가 10년 후 이런 뜨거운 사랑을 다시 받을 줄 예상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코스로 복귀한 우즈는 2012년과 2013년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가 가장 갈망하는 4개 메이저 대회에서는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여러 번의 수술이 진행됐다. 가장 바닥을 친 것은 23개월 전이었다. 우즈는 슬럼프에 빠졌고, 고통 속에 운전하다가 방향 감각을 잃은 채 플로리다에서 체포되었다. 

부상에서 다시 돌아온 우즈는 지난해 9월 PGA 투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고, 올해 마스터스에서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등 쟁쟁한 강호들을 1타 차 공동 2위로 따돌린 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당시 우즈는 "우리 아이들이 아빠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며 "그들이 결코 잊지 못할 일이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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