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JLPGA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 마지막 날 이보미를 상대로 역전 우승한 배선우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백승철 기자] "저에게는 좋은 징크스가 있어요. 두번째 우승은 메이저 대회입니다. 한국에서도 그랬어요. 하지만, 설마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뛰어들어 루키 시즌을 보낸 배선우(25)가 2019시즌 최종전에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2월 1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미야자키 컨트리클럽(파72·6,535야드)에서 열린 'JLPGA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총상금 1억2,000만엔)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벌인 선수는 한국의 배선우와 '스마일 캔디'로 완벽한 부활을 알린 이보미(31).

이날 버디 6개를 쓸어담고 보기 1개를 곁들인 배선우는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7타를 쳤다. 

나흘 합계 11언더파 277타가 된 배선우는 공동 2위인 시부노 히나코, 후루 아야카(이상 일본)를 4타 차로 멀찍이 따돌린 채 우승 상금 3,000만엔(약 3억2,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지난 8월 홋카이도 메이지컵에서 J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한 배선우는 약 4개월 만에 일본 무대 승수를 2승으로 늘렸다. 특히, 이 대회는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단 32명만 출전해 나흘간 컷 탈락 없이 진행됐다.

배선우는 우승을 확정한 뒤 JLPGA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코스에서 그린을 공략하기가 힘들었다. 목표는 톱10이었다"면서 "최종전은 출전 선수가 적고, 축제 같은 분위기이다. 그래서 코스가 어려워도 마음이 너무 편했다"라고 말했다.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잃은 이보미는 합계 5언더파 283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54홀 선두였던 이보미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출발한 배선우는 전반 4개 홀에서 연속 파를 기록했고, 그 사이 이보미는 2번홀(파5) 버디를 4번홀(파4) 보기와 바꾸면서 둘의 간격은 유지됐다.

그러나 2년 3개월 만에 우승 기회를 만난 이보미가 첫 보기 이후 심하게 흔들리면서 8번 홀까지 5홀 연속으로 보기를 쏟아냈다.

배선우는 5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적었지만, 8번(파3), 9번(파5), 10번홀(파4) 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떨쳤다. 12번 홀이 끝났을 때 이보미는 중간 성적 3언더파로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배선우는 8언더파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배선우는 JLPGA와 우승 인터뷰에서 "8번홀에서 운이 좋았다. 그때까지 번번이 놓친 기회가 60cm 버디로 바뀌었다. 이어진 9번홀에서는 2온을 했다. 이글을 놓치긴 했지만, 또 버디가 와서 굉장히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후 배선우는 13번(파5)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우승에 쐐기를 박았고,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이번 대회에서 유일한 두 자릿수 언더파의 성적을 완성했다.

이날 우승으로 JLPGA 멤버가 된 배선우는 "회원이 될 수 있어 무척 기쁘다. 한국에서 선수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치른) 일본 QT 테스트는 어려웠다. 굉장히 긴장을 하고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그래서 (최종전에서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게) 믿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올해의 플레이에 100점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300점으로 정정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만족스러워했다.

우승 상금 3,000만엔을 추가해 연간 상금 1억2,755만4,556엔(약 13억7,400만원)이 된 배선우는 JLPGA 투어 참가 첫 해에 상금 랭킹 4위로 마무리했다. 

배선우는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받은 상금 가운데 가장 큰 연간 상금이다. 1억엔을 넘는 게 꿈이었다"고 기뻐했다.

공동 5위, 상금 랭킹 21위로 마친 이보미는 "오늘 하루는 정말 아쉽다. 하지만 후반에는 2언더파였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했다. 올 시즌 상반기에는 성적이 좋지 않아서 시드를 걱정하면서 쳤지만, 끝나고 보니 최종전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 제대로 연습하고 다음에는 우승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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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JLPGA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 마지막 날 공동 5위로 마친 이보미 프로. 사진제공=르꼬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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