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설해원 레전드 매치 골프대회 첫날 포섬 경기에서 한 조로 경기한 박세리 프로와 렉시 톰슨. 사진은 2016년 박세리가 은퇴할 때 모습이다.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다른 스포츠도 그렇지만, 특히 골프는 심적·정신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그 중에서도 대회 1라운드 첫 홀, 첫 티샷에 대한 압박은 상당하다. 휴식이나 공백이 큰 선수, 혹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선수는 더하다.

19~22일 인천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리고 있는 신한동해오픈에 출전 중인 노승열(28)은 군 복무를 마치고 2년 만에 정규 대회에 나섰다. 

노승열은 2라운드 직후 인터뷰에서 “골프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긴장하고 떨어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고, 스윙도 제대로 안됐다”며 “특히 1라운드 1번홀 티샷은 정말 긴장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2016년에 공식 은퇴한 박세리(42)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세리는 21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파72)에서 열린 ‘설해원 레전드 매치’ 첫날 포섬 경기에서 렉시 톰슨(24·미국)과 한 조를 이뤘다.

은퇴 전에 톰슨과 동반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는 박세리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톰슨은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인데다 장타자이기 때문에 오늘 파트너를 믿고 편하게 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국내 팬들 앞에서 오랜만에 클럽을 잡은 박세리는 긴장한 듯 1번홀에서 티샷 실수가 나왔다. 공이 OB(아웃오브바운즈) 지역으로 날아갔고, 톰슨이 다시 티샷을 하는 등 트리플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박세리는 이후 7, 8번홀에서 연속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박세리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1번홀 티샷에 대한 질문에 “(친선 경기라) 재미로 치는 건데 굳이 그 상황을 묻느냐”고 겸연쩍어 하면서 “은퇴 후 처음 티샷을 하니 마음은 설레었는데 몸이 안 따라준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은퇴 후 올림픽 여자골프 감독, 골프 해설자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박세리는 “’연습을 왜 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첫 홀 티샷에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그래도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즐겁게 라운드 해서 의미가 큰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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