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에 우승한 고진영 프로가 우승상금 45만달러를 받았다. 사진제공=Gabe Roux/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바로 한국에 가지 않고 미국에 2~3주 정도 남아서 부족한 부분(쇼트게임과 퍼팅)을 많이 훈련했다고 밝혔던 고진영(24)이 올 시즌 초반부터 동계 훈련에 대한 성과들이 나타나면서 확실한 모멘텀을 구축한 분위기다. 

자신만의 리듬에 몸을 맡기면서 가차없이 샷을 휘두르는 2018 신인왕 고진영은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나흘간 거의 멈추지 않고 타수를 줄이면서 10언더파 278타(69-71-68-70)로 어려운 미션 힐스 코스를 굴복시켰다.

이로써 고진영은 지난 1998년 박세리가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15번째 한국인이 됐다. 1995년 7월생인 고진영의 생애 첫 메이저 우승 나이는 23세 9개월.

이날 앞조에서 경기한 이미향(26)의 압박을 극복하고 70타로 마무리한 고진영은 18번홀에서 마지막 버디 퍼트가 떨어지자 그동안 숨겨둔 감정이 표출됐다.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와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 그는 LPGA와 인터뷰에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서 너무 행복한 순간이다. 하나님과 부모님,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많은 훌륭한 한국인 챔피언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돼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3년 프로 전향한 고진영은 2017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투어 멤버십을 획득했고, 이듬해 정식 데뷔전으로 치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덜컥 우승하면서 전 세계 골프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해 신인상까지 차지했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뒤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까지 제패한 고진영은 올해 첫 다승자 반열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박지은(2004년), 유선영(2012년), 박인비(2013년), 유소연(2017년)에 이어 ANA 인스퍼레이션 ‘호수의 여인’에 등극한 5번째 선수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메이저 첫 승을 따낸 선수로는 17번째다. 고진영의 캐디 브루커는 박지은, 로레나 오초아(2008)에 이어 ANA 대회에서 3명의 챔피언 우승을 도왔다.

메이저 우승상금 45만달러(약 5억원)를 보태 올 시즌 출전한 6개 대회 만에 상금 100만달러(100만2,273달러)를 돌파했고, LPGA 투어 통산 상금은 216만1,278달러로 늘렸다.
ANA 인스피레이션은 메이저 대회답게 총상금 300만달러가 걸렸다. 고진영이 우승한 파운더스컵(당시 우승상금은 22만5,000달러)이 일반 대회의 평균 정도인 150만달러 규모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상금의 무게를 알 수 있다. LPGA 투어 통산 상금 200만달러를 넘긴 선수로는 156번째다. 

또 이번 우승으로 625점을 받아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 1위(1,957점)를 유지했고,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부문에서도 60점을 선점하며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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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에 우승한 고진영 프로. 사진제공=Gabe Roux/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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