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이정은6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1951년 베벌리 핸슨(미국)이 이스턴 오픈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전에서 우승했다. 이후 그 위업을 달성하는 두 번째 선수가 나오기까지 무려 6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18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고진영(24)이 영예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불과 1년 후, 이정은6(23)는 그 엘리트 그룹에 합류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난해 LPGA Q시리즈에서 메달리스트(1등)로 투어 멤버십을 획득한 이정은6는 17일 치를 최종라운드에서 4타 차 단독 선두 넬리 코르다(미국·12언더파 204타)를 상대로 추격전에 나서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LPGA 투어 정식 데뷔전에 나선 이정은6는 16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그레인지 골프클럽(파72·6,648야드)에서 열린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셋째 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이정은6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슈퍼 루키'의 면모를 뽐냈다. 첫날 이븐파 공동 48위로 출발했으나 이틀째 2라운드에서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앞세워 3언더파 공동 17위로 반등했고, 사흘째 선전에 힘입어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 조디 이워트 섀도프(잉글랜드), 슈 웨이링(대만)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6는 3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는 등 3라운드 초반은 매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6번홀(파4) 버디를 신호탄으로 8번홀(파3)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후반 들어서도 10번(파5)과 11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고, 13번홀(파5), 16번홀(파5) 추가 버디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16번홀에선 그린 밖에서 퍼터로 때린 공이 홀에 떨어지며 한때 선두에 2타 차로 따라붙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주무대로 뛰었던 이정은6는 이전에도 LPGA 투어 대회에 8번 출전한 경험이 있고, 2017년 US여자오픈(공동 5위)과 2018년 에비앙 챔피언(공동 6위)에서 두 차례 톱10에 들었다.

이정은6는 사흘째 경기를 마친 뒤 LPGA와 인터뷰에서 “1, 2라운드 때는 퍼터가 따라주지 않았지만 오늘은 퍼터가 정말 잘됐다”며 “3라운드에서 성적이 잘 나온 핵심 원인은 퍼트였다”고 밝혔다. 초반 이틀 동안 각각 32개와 34개였던 퍼트 수가 3라운드에선 28개로 줄었다.

이어 이정은6는 “1,2라운드에선 퍼트할 때 머리가 약간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3라운드에선 가만히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퍼팅 속도를 최대한 조절하려고 노력했다”고 달라진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은6는 “연습라운드 때는 바람이 너무 많았는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는 바람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오늘은 바람의 느낌이 전혀 없었고, 오늘보다는 첫날과 둘째 날 바람이 다소 있었다”고 말했다. 

고진영이 지난해 LPGA 멤버로 첫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올해는 이정은6가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만든 것에 대해 그는 “오늘 목표는 톱5였던 것처럼 차근차근 가고 싶다. 아마도 우승하면 기쁠 거다. 하지만 차근차근 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이정은6는 17일 조디 이워트 섀도프와 같은 조를 이뤄 챔피언조 바로 앞조에서 경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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