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미향 프로. 사진출처=박성현의 인스타그램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2019년 올해부터 일부 골프 룰이 수정 및 변경되면서 지난 1월 한 달간은 PGA 투어 선수들에게 이와 관련하 실전 실험의 무대였다. 이를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게 바뀐 룰은 깃대를 꼽은 채 퍼팅이 가능해졌다는 것과 드롭할 때 기준 높이가 달라진 것, 캐디가 퍼팅 라인을 읽는데 역할이 제한된 것 등이다.

LPGA 투어 멤버인 박성현(26)과 이미향(26)은 최근 새로 바뀐 드롭 시범에 관한 재미있는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박성현이 직접 촬영한 이 영상 속에서 이미향은 마크를 하고 공을 집은 뒤 무릎 근처 높이에서 공을 떨어뜨린다. 다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높이 때문인지 어색한 모습으로 드롭하면서 보는 이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개정된 골프 룰 14-3b에는 “볼은 반드시 무릎 높이에서 똑바로 드롭하여야 한다. ‘무릎 높이’란 똑바로 선 자세에서 플레이어의 무릎 높이를 말한다. 다만 볼을 드롭할 때 플레이어가 반드시 똑바로 선 자세를 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혀있다.


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지난주 토리파인스에서 열린 새해 데뷔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을 앞두고 PGA 투어와 사전인터뷰에서 깃대 룰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즉, 우즈는 남겨둔 퍼팅의 길이, 그린의 경사 및 구르는 속도(오거스타처럼 유리알 그린) 등에 따라 깃대 유무를 놓고 여러가지 상황에 맞춰 연습과 실험을 해봤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깃대 유무에 대해 가장 성공적인 실험을 해온 선수는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다. 올 들어 가장 많이 깃대를 꽂고 퍼팅을 한 디섐보는 지난 몇 주간 PGA 투어 대회마다 우승 경쟁을 벌였고, 지난 24일에는 유럽투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까지 차지했다.


1월 중순 대만에서 개최된 KLPGA 투어도 새해 첫 대회에서도 변경된 골프 룰은 단연 화젯거리였다. 

대회에 출전했던 박채윤은 개정 룰이 적용된 첫날 18홀을 돈 이후 KLPGA와 인터뷰에서 “어색했다. 모든 것이 어색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샷 할 때 어드레스를 잘 섰는지 항상 캐디에게 체크해달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어색했고, 선수들이 그린에서 롱퍼트를 하는데 핀을 그대로 꽂은 채 퍼트하는 것도 어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깃대를 꽂고) 퍼트는 한 번도 안했다. 괜히 더 어색한 느낌 때문에 퍼트에 집중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그냥 하던 대로 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김아림은 “드롭 할 때 조금 자세가 불편한 것 빼고는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핀도 원래 뽑고 치고, 앞으로도 뽑은 채로 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한 이소영은 큰 변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확실히 느껴진다. 특히 그린에서 선수들이 핀을 꽂은 채로 퍼트를 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우습고 어색했지만 몇 홀 지나니 훨씬 편하다고 느꼈다. 나도 핀을 빼지 않은 채로 퍼트를 몇 번 했는데, 마크를 피하지 않아도 되고 훨씬 좋았다”면서 “(앞으로 핀 유무는)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아무래도 내리막에서는 핀을 꼽은 채 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고, 오르막에서는 제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지현은 개정 룰에 대해 “원래 캐디가 방향을 봐주지 않아서 상관 없다”면서 롱퍼트 때는 그냥 꽂아 놓고 나머지는 모드 빼고 쳤다고 밝혔다. 최혜진은 “원래 캐디가 방향을 봐줬었는데, (그러지 못하니) 약간 어색한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2월 호주에서 연달아 대회를 치르는 LPGA 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새로운 룰에 대한 또 다른 얘기들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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