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데저트 클래식 우승자 애덤 롱.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1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저트 클래식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의 라이벌' 필 미켈슨(미국)도, '59타의 사나이' 애덤 해드윈(캐나다)도 아니었다. 

골프팬들에게 얼굴과 이름이 낯선 '늦깎이 신예' 애덤 롱(32.미국)이었다.

롱은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 대학교(사회학 전공)를 졸업한 뒤 프로 골퍼로 나섰지만 9년 동안 철저한 무명이었다. 주로 뛴 무대는 지역 미니투어와 캐나다 PGA인 매켄지투어였다. 2011년 미니투어후터스 투어 대회 우드 크리크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게 프로 데뷔 후 유일한 우승이었다. 

2012년 PGA 2부투어 웹닷컴투어에 입성했지만 상금랭킹 127위에 그치면서 이후 한동안 또 미니투어를 떠돌아야 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두번째 웹닷컴투어 생활도 순탄치는 않았다. 상금랭킹 40위 밖을 전전하던 그는 마침내 지난해 정규시즌 상금랭킹 23위로 PGA 1부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2018-2019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공동 63위에 머문 애덤 롱은 이어진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 RSM 클래식, 소니오픈에서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다. 

그러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롱은 데저트 클래식 챔피언조 대결에서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미켈슨을 상대로 1타차 짜릿한 역전 우승까지 거뒀다. 더욱이 최근 상승세를 타는 미켈슨은 대회 첫날 12언더파 60타를 적는 등 사흘 연속 선두를 질주하며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바라보던 상황이었다.

애덤 롱은 PGA와 우승 인터뷰에서 "갤러리는 필의 이름만 외쳤다. (해드윈을 응원하러 온) 캐나다 팬들도 적지 않았다. 나는 완전히 들러리였다"고 말했다. 챔피언조 3명의 선수가 공동 선두로 나선 마지막 18번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그는 "사실 나는 잃을 게 없는 처지였기에 우승 경쟁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면서 "최종 라운드 때 머릿속에는 오로지 10위 이내만 들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답했다.

롱이 PGA 투어 데뷔 이후 우승까지 걸린 대회는 단 5개. 우승 상금106만2,000달러(약 12억원)을 획득한 그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PGA챔피언십 등 2년 동안 PGA 투어의 웬만한 대회는 다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또 세계랭킹은 133위로, 1주일 전(417위)보다 284계단이나 급상승했다. 

신인왕을 노리는 임성재(21)에게 '장타왕' 캐머런 챔프(미국)에 이어 또 한 명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챔프는 지난해 10월 시즌 4번째로 치러진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신인들 중 가장 먼저 우승컵을 들어올린 선수다. 이번 대회 성적을 반영한 페덱스컵 랭킹에서 챔프가 9위, 롱이 12위(지난주 205위), 그리고 임성재는 29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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