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사 리드가 2017년 솔하임컵에서 활약했을 때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지난해 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 멜리사 리드(31·잉글랜드)는 170cm의 큰 키에 근육으로 다져진 건강 미인이다. 그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슬릿 앨리(운동선수 연맹)'라는 단체에 홍보대사를 맡은 멜리사 리드는 11일(한국시간) 이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동성애자라고 공개했다.

애슬릿 앨리는 체육계에 동성애 및 성전환자 혐오증을 없애고 선수들이 'LGBTQ' 평등을 위해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와 자신의 성 정체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을 통칭하는 단어다. 

2008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신인상을 받은 리드는 2017년 2월 '오츠 빅 오픈'을 비롯해 LET에서 통산 6승을 따낸 선수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공동 9위가 가장 높은 순위다. 나름대로 화려한 골프 길을 걸어온 리드가 나이 서른에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미국 무대에서 신인으로 도전한 것은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느낀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드는 애슬릿 앨리를 통해 "나의 성 정체성을 한동안 숨겨왔는데, 그것이 더 좋은 선수 경력을 쌓고 더 많은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리드는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하나뿐이고, 인생도 어차피 한 번뿐"이라며 "최선을 다해 살고,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해야 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커밍아웃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멜리사 리드는 "투어에는 성 정체성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 등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분위기"라며 "다만 동성애가 불법이거나, 사람들이 아주 싫어하는 나라에서 경기해야 할 때가 좀 있다"고 느낌을 전했다. 또 그는 "남자들이 많은 후원 기업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특정 타입으로 분류하는 경향도 있어서 개인적인 부분을 공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리드는 "평등을 위해 싸우는 것은 중요하다"며 자신의 트위터에도 이 같은 사실을 공유했고, 이에 대해 '테니스 전설'로 불리는 빌리 진 킹(미국)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앞으로 진정한 삶을 살게 된 용감한 챔피언"이라고 격려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길로 나서도록 용기를 북돋우라"는 글을 남겼다. 

이보다 앞서 올해 9월에는 한때 '골프신동'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일본계 미국 골퍼 태드 후지카와(27)가 동성애자임을 고백했다. 미국 골프채널 등에 따르면 후지카와는 남자 골퍼 가운데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선언한 경우로는 처음이다. LPGA 투어 등에서 활동하는 여자 골퍼 중엔 커밍아웃한 선수들은 멜리사 리드 이전에도 일부 있었다.

한편 리드의 2018시즌 LPGA 투어 최고 성적은 마라톤 클래식 공동 9위였다. 또 그는 2017년을 포함해 미국과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세 차례 팀 유럽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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