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JLPGA 투어에서 메이저 3승을 포함해 4차례 우승 신지애 프로.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1988년생. 한국 여자골프 '황금 세대'의 대표주자인 신지애(30)가 또 한번 사고를 쳤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역대 최초로 한 시즌 4대 메이저 대회 중 3승을 휩쓰는 진기록을 작성한 것.

지난주 다이오제지 엘리에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놓치고 공동 4위를 기록한 신지애는 올해 JLPGA 투어 상금 1위 타이틀을 '라이벌' 안선주(31)에게 넘겼다. 이미 한국과 미국에서 상금왕에 오른 신지애는 일본까지 여자골프 최초로 한·미·일 3개국 상금왕에 도전 중이지만, 이번 시즌은 근소한 차이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잠시. 2018시즌 JLPGA 투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리코 컵'(총상금 1억엔)에서 연장전 끝에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5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미야자키 컨트리클럽(파72/ 6,47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벌인 신지애와 배희경(26)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 공동 선두로 동률을 이뤘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배희경은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쳤고, 배희경에 3타 뒤진 공동 2위로 추격전을 벌인 신지애는 4언더파 68타(버디 5개, 보기 1개)를 쳐 연장 기회를 만든 것.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 첫 홀에서 파 세이브에 실패한 배희경은 다잡았던 생애 첫 일본 메이저 우승컵을 신지애에게 넘겼다. 신지애는 이 홀에서 파를 기록하면서 5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 파스컵, 9월 일본여자프로골프 선수권대회 코니카 미놀타배(JLPGA 챔피언십)에 이은 올해 세 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시즌 4승이자 JLPGA 투어 통산 20승째를 거뒀다. 일본여자프로골프 비회원으로 출전한 2008년 3월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 우승까지 더하면 일본 무대 승수는 21승. 특히 1967년에 창립한 JLPGA 투어 51년 역사상 한 시즌에 메이저 3승을 거둔 것은 올해 신지애가 처음이다. 

올 시즌 JLPGA 투어 상위권에 오른 29명만 출전을 허락한 이 대회는 컷 탈락 없이 나흘간 펼쳐졌고, 최종라운드는 그야말로 대혼전이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배희경에 6타 뒤진 일본의 간판스타 스즈키 아이가 4라운드 17번 홀까지 7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히가 마미코(일본)도 11~14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1언더파로 치고 나왔다. 반면 배희경은 이날 13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았으나 바로 14번홀(파4) 보기로 까먹는 등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이들의 운명은 마지막 4개 홀에서 갈렸다.

신지애는 15번(파4), 16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배희경은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극적으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두 명의 일본 선수는 각각 보기 1개를 추가하면서 1타차 공동 3위로 마무리했다. 특히 안선주, 신지애에 이어 상금 3위인 스즈키 아이는 마지막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 기회를 날렸다.

우승을 확정한 신지애는 JLPGA와 인터뷰에서 "티잉 그라운드에서 핀이 아닌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승부처였던 15번홀 상황에 대해) 23도 유틸리티로 날린 공이 핀 1m에 붙어 손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4라운드 정규 18홀보다 연장전은 오히려 시원스럽게 승부가 났다.

신지애는 배희경에게도 "끝까지 멋진 플레이를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2인 1조로 페어링이 됐는데, 나흘 내내 선두 경쟁을 벌인 신지애와 배희경은 2, 4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했다. 배희경은 앞서 2라운드를 마친 뒤 "둘째 날 신지애 선배와의 2인 1조 맞대결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체험이었다"며 "왜 신지애 선배가 그토록 많은 우승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승 상금 2,500만엔(약 2억5,000만원)을 받은 신지애는 시즌 상금을 1억6,532만5,295달러로 늘렸다. 

아울러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은 JLPGA 투어 38개 대회에서 15승을 합작했고, 그 중 4대 메이저 우승컵을 싹쓸이했다. 안선주가 5승을 책임졌고, 신지애가 4승, 황아름(31)이 3승을 거뒀다. 이민영(26)과 배희경, 유소연(28)은 1승씩 추가했다. 특히 유소연은 9월 메이저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JLPGA 투어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일본 선수가 1승도 하지 못한 것은 2015년 이후 올해가 3년 만이다. 2015년에는 전인지(24)가 2승, 신지애가 1승, 대만 선수인 테레사 루가 1승을 따낸 바 있다.

한편 시즌 최종전에서 안선주가 나흘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쳐 단독 6위, 황아름은 2언더파 286타 11위에 올랐다. 윤채영(31)은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2위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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