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우승 전인지 프로가 눈물을 펑펑 쏟고 있다. 사진제공=LPGA KEB하나은행챔피언십 대회본부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한국 여자골프의 스타 플레이어 전인지(24)가 10월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우승상금 30만달러) 우승 트로피에 눈물의 입맞춤을 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인터뷰에 참가한 전인지는 “우승이 확정됐던 순간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과 함께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생각나서 굉장히 눈물을 많이 보였다.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 1개월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거둔 전인지는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하고 난 후에 나도 모르게 세 번째 우승도 메이저 대회였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렇다고 다른 대회에서 전혀 집중하지 않거나 우승을 바라지 않고 경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 시작하기 전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1, 2라운드에서)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며 “이번 주는 샷이 잘됐다기보다는 믿음이 우승으로 이끌어줬다고 생각한다. ‘내가 언제 샷이 잘 돼서 우승을 했었나’ 하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내 스타일대로 이곳에서 잘 발휘해보자’ 했던 게 샷 컨디션 여부와 상관없이 우승할 수 있었던 큰 이유다”고 설명했다.

1, 2라운드에서 2타씩을 줄였던 전인지는 3, 4라운드에선 6타씩을 줄였다. 특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

늘 필드에서 밝은 모습인 전인지는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어느 순간 한번에 온 게 아니라 조금씩 스스로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스스로를 바닥으로 밀어 넣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마음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가? 인터넷 악플들과 관계가 있는가?’라고 묻자, 전인지는 “관계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큰 부분을 차지했었다”며 “20~21살 때 투어에 막 올라서 우승을 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인터넷에 제 사진이 나오고 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인지는 “실시간 댓글(악플)들도 보였다. ‘제가 안 되고 안타까운 마음이겠지’라고 생각하려 해도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참기 힘든 속상한 말들을 듣고 아무리 반응하지 않으려 해도 가슴에 박혀서 떠나질 않았다. 그 말들에 반응하는 제 자신이 밉고 한심하고 그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그런 것들이 여러 힘든 일들 속에서 ‘저를 밑에서 더 움직이고 싶지 않다, 일어나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이 들게 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너무 무서웠고, ‘내가 다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웃으면서 나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렇다고 저라는 사람을 보여줬을 때 듣게 되는 욕이 싫어서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올 초 머리스타일을 바꿔 화제를 모았던 전인지는 이에 대해 “제가 4월에 머리카락을 잘랐는데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스타일이고 조금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머리를 잘랐는데 그때도 많이 속상했다”면서 별 의미 없이 헤어스타일 변신이었고 저한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다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에 대해 루머가 생겨서 한 번 더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인지는 “안 좋은 방향으로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마음 아팠다. 지나고 보면 작은 것들인데 그때의 저한텐 작지 않았다”며 “너무 크게 반응했었고 그런 것들이 모여 한때는 바닥이 있는 이곳에서 움직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스스로 정신상태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봤다.

외국 기자가 '당신은 한국 골프의 '국보(정말 소중한 보물)'가 아니냐'라고 물어보자, 전인지는 “솔직한 마음으로는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지난 힘든 시간 동안 제 상태가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그래도 이번 주에 많은 팬분들 앞에서 응원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복 받은 사람인지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고 답했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