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디어 클래식…"부모님 보니 울컥"

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마이클 김.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수백만 가지 시나리오가 머릿속을 맴돌아서 그런 생각을 지우려고 애썼습니다."

닮고 싶은 선수로 타이거 우즈(미국)를 꼽고, '우즈와의 동반 라운드'를 버킷 리스트라고 밝힐 정도로 우즈를 동경하며 성장했던 재미교포 마이클 김(25)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27언더파 257타로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이번 2017-2018시즌 23번째 대회이자 PGA 투어 통산 84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마이클 김은 존디어 클래식 직전까지 이번 시즌 받은 상금은 28만1,986달러에 그쳤다. PGA 투어 2년 차였던 지난 시즌 벌어들인 총상금은 101만8,204달러였다. 하지만 이번 우승 한 방으로 104만4,000달러(약 11억7,000만원)를 한 번에 챙겼다. 현지 시간으로 3라운드가 열린 14일이 생일이었던 그는 두둑한 25번째 생일 선물을 받은 셈이다.

3라운드까지 5타 차 단독 선두를 지켜 비교적 여유가 있었지만, 마이클 김은 우승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우승 트로피 옆에 앉아 있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스러워하며 첫 우승을 앞두고 전날 밤부터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어려웠음을 털어놓았다.

첫 홀(파4)에서 약 4m 버디 퍼트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3번홀(파3)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냈던 마이클 김은 "초반에 버디를 잡고 나간 것이 우승까지 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퍼트가 전체적으로 좋았고 보기 없이 경기를 마친 것도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버디를 잡도록 공격적으로 하자'고 다짐했다는 그는 "12, 13번홀까지 순위표를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9번홀에서 우연히 리더보드를 보니까 8~9타차로 앞서고 있었다"면서 "그때부터 더 자신감이 생겼고 어려운 파 퍼트도 들어가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김은 공동 2위에 7타 앞선 채 들어선 15번홀(파4)에서 티샷을 안전한 곳에 보내자 우승을 확신한 듯 페어웨이를 걸어가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또 16번홀(파3)에서는 6.5m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대회 신기록을 경신한 뒤에는 귀에 손을 갖다 대고 갤러리의 호응을 유도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가족이 보는 앞에서 마지막 파 퍼트로 우승을 자축한 마이클 김은 "18번홀 그린에서 스크린을 통해 부모님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고 전했다.

마이클 김은 드라이브샷 거리가 290야드 안팎으로 PGA 투어 전체에서 하위권에 속하지만, 샷의 정확성과 퍼트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이번 시즌에도 평균 퍼트 수는 30위권으로 다른 지표보다 훨씬 순위가 높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