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벌타 보태 섹스튜플보기 기록

US오픈 골프대회 3라운드에서 필 미켈슨의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43승을 거둔 베테랑 필 미켈슨(49.미국)이 움직이는 공을 퍼터로 치는 규정 위반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제118회 US오픈 골프대회 셋째 날. 이번 대회에 나온 선수 가운데 최다 출전(27번째) 선수인 필 미켈슨은 3라운드 13번홀(파4)에서 6타를 잃어 섹스튜플보기(6오버파)를 기록, 3라운드에 진출한 67명의 선수 중 최하위권인 공동 64위로 추락했다. 2라운드 때보다 29계단 하락한 순위다.

초반 4번홀(파4)에서 단 하나의 버디를 잡았을 뿐, 이후 12번 홀까지 5개의 버디를 기록한 미켈슨은 13번홀에서 러프를 전전하다 네 번째 샷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5.5m 거리에서 시도한 첫 번째 퍼트는 홀을 지나 계속 굴러갔고, 미켈슨은 홀 반대쪽으로 뛰어가 채 멈추지 않은 공을 홀 방향으로 때렸다. 공은 이번에도 홀을 지나친 뒤에야 멈췄다.

미켈슨은 이후 두 번의 퍼트를 추가한 뒤 공을 컵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움직이는 공을 쳐 2벌타를 받으면서 13번홀에서 무려 규정 타수보다 6타가 많은 ‘10’을 스코어카드에 적었다.

필 미켈슨이 누구인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와 함께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하는 현역 골퍼다. 또한 우즈가 여러 스캔들로 휘말렸을 때에도 매너 좋은 ‘가정남’의 이미지와 좋은 평판을 구축해 왔다.

미켈슨의 예상 밖의 모습을 지켜본 메이저 챔피언 출신 골프 해설가 커티스 스트레인지는 "세계적인 선수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은 생전 처음 본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날 미켈슨의 행동은 1999년 US오픈 2번홀에서 '악동' 존 댈리(미국)가 했던 기행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도 나왔다. 그러나 댈리는 이미 괴팍한 행동으로 유명한 선수였고, 미켈슨은 모범적 선수라는 점이 다르다.

미켈슨은 경기 후 '고의로' 움직이는 공을 쳤다고 밝혔다. 즉, 그는 공이 그린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한 플레이였고, 2벌타를 받으리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미켈슨의 말에 의하면, 최대한 규정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것.

"2벌타를 기꺼이 받겠다"고 밝힌 미켈슨은 "예의에 벗어날 의도는 없었지만,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켈슨은 '선수가 플레이 도중 공의 움직임에 고의로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규정에 따라 실격을 당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경기위원은 심각한 규정 위반 사항으로 봤으나,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존 보든해머 경기위원장은 미켈슨이 행동이 실격 당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 미켈슨은 최종 라운드에도 나올 수 있게 됐다.

현지시간 6월 16일 만 48번째 생일을 맞은 미켈슨은 이날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생일 축하 노래와 "생일 샷을 치세요"라고 외치는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는 진행될수록 꼬였고, 결국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6개, 섹스튜플보기 1개를 엮어 11오버파 81타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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