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서 장수연, 최혜진과 공동 선두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경기하는 여고생 아마골퍼 이지현. 사진제공=대한골프협회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국내 여자골프 최고의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무명 여고생 아마추어가 돌풍을 일으켰다.

주인공은 이지현(18.충북 영동산업과학고3년)이다. 그는 15일 인천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USA-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2. 6,869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2회 한국여자오픈 둘째 날 2라운드에서 무려 7개의 버디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의 성적을 거둔 이지현은, 프로 대회 데뷔 무대에서 쟁쟁한 선배인 장수연(24.롯데), 최혜진(19.롯데)과 나란히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공유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1라운드에서 3언더파 공동 5위였던 이지현은, 10번홀부터 시작한 2라운드에서 3개 홀(14~16번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전반에 2타를 줄였고, 후반 들어 2번홀(파5)과 3번홀(파3)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으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5번홀(파4)에서 보기를 추가했지만, 마지막 8, 9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마쳤다.

올해 한국여자오픈에는 실력파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 개최 32년 만에 처음 실시된 공식 예선전 1위에 오른 여고생 아마추어 신다인(고성고등학교 2학년), 이달 초 국내에서 열린 에비앙 아시아챌린지에서 홀인원을 터트리며 올해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낸 국가대표 유해란(광주숭일고) 등 출전선수 144명 중 30명이 한국과 외국계 아마추어 선수다.

그런데 이지현은 국가대표는커녕 해마다 20명 가량 뽑은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선발된 적이 없는 선수라는 게 눈길을 끈다. 지난해 처음 나섰던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첫날 80타를 넘긴 데 이어 이튿날 기권하고 말았다. 작년 매경솔라고배 대회 우승을 했지만, 아마추어 주니어 무대에서도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선수가 한국여자오픈에서 공동 선두로 대회 반환점을 돈 것.

이지현은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출전했는데, 어제부터 아이언샷과 퍼팅이 너무 잘 됐다"며 "오늘도 경기 초반에 진짜 실력(?)이 나올 뻔했는데 위기를 잘 넘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컷 통과가 목표였다. 앞으로 남은 이틀 동안은 프로 선배들한테 가능하면 많이 배우는 게 목표이고 순위는 신경 안 쓰겠다"고 말했다.

25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이 장기인 이지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가장 긴 전장을 자랑하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 파 4홀에서 두 번째 샷을 모두 아이언으로 잡았다.

"내년에는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는 이지현은 "박성현 선배처럼 거리도 많이 나고 박인비 선배처럼 퍼트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한편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 우승은 지난 2003년 송보배 이후 없다. 앞서 1993년 정일미, 1995년 김미현, 1997년 장정이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