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박인비는 준우승, 유소연은 4위

동생 아리야 주타누간과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 없이 가장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선수는 누구일까. 준우승만 5차례 기록하며 팬들을 애타게 했던 전인지(24)일까.

아니다. 우승 없이도 시즌 상금 9위(132만900달러)에 올랐던 모리야 주타누간(태국)이다. 125만259달러로 11위였던 전인지를 앞섰다. 2017시즌 상금 랭킹에서 모리야 주타누간보다 상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1~8위였던 박성현(2승), 유소연(2승), 렉시 톰슨(2승), 펑샨샨(3승), 아리야 주타누간(2승), 브룩 헨더슨(2승), 크리스티 커(2승),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승) 뿐이었다. 지난 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을 포함해 3승을 쓸어담아 펑샨샨과 최다승 부문 1위에 올랐던 김인경(상금 12위)도 시즌 상금에서 모리야 주타누간에게 밀렸다.

올 들어 강력한 생애 첫 우승 후보자로 꼽힌 모리야 주타누간이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컨트리클럽(파71, 6,45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설대회 휴젤-JTBC LA오픈(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며, 그간 잡힐 듯 잡히지 않아 애태웠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

이번 대회 첫날 공동 3위로 출발해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던 모리야 주타누간은 전날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면서 고진영(23,하이트진로)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3라운드까지 9언더파 공동선두였던 모리야 주타누간과 고진영, 그리고 2타 뒤진 7언더파 단독 3위였던 박인비(30,KB금융)가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전반 9개 홀에서 고진영이 버디 없이 4, 5번홀 연속 보기로 주춤한 사이, 모리야 주타누간은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후반 들어 고진영이 11, 13, 15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며 바짝 추격해오자, 모리야 주타누간 역시 12, 13, 15번홀 버디로 응수하며 선두를 지켰다.

이후 모리야 주타누간은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선두를 지켰다. 고진영에 2타 앞선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3)에 들어선 모리야의 아이언 티샷이 홀에서 멀리 떨어졌고, 먼저 샷을 한 고진영과 박인비의 공은 홀 1m 안에 붙으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이 계속됐다. 고진영이 버디를 잡고 모리야가 보기를 하면 연장전으로 가는 상황. 그러나 고진영의 버디 퍼트 실수가 나오면서 모리야는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파로 챔피언 퍼트를 마무리했다.

모리야 주타누간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나 한 살 터울 동생인 아리야 주타누간에게 밀린 느낌이었다.

2013년 LPGA 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모리야는, 당시 특별히 뛰어난 신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평가 절하되기도 했었다. 그 시즌에 두드러진 한국 루키가 없었던 것이 그에게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이 우승 없이 5시즌을 보내는 동안, 동생 아리야 주타누간은 승승장구했다. 2016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태국인 최초로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해 7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그해 시즌 5승을 기록한 아리야는 LPGA 투어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그리고 100만달러 보너스가 걸린 CME 글로브 레이스 1위를 휩쓸었다. 아울러 태국인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도 등극했다. 아리야는 LPGA 투어 통산 7승을 기록 중이다.

모리야 주타누간은 지난 시즌부터 눈에 띄게 실력이 향상됐다. 아칸소 챔피언십과 블루베이 LPGA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투어 선수들 중 버디 수 1위(428개), 평균 타수 7위(69.75개), 언더파 라운드 수 3위,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 수 5위(1.75개)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 대회 전까지 2018시즌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과 동생 아리야 주타누간의 성적에서도 동생이 조금씩 앞서 있었다. 상금랭킹은 모리야가 9위, 아리야가 4위였고, 평균타수는 모리야가 15위, 아리야가 4위였다.

동생이 힘들 때 격려하고 우승할 때 축하하면서 아리야의 그늘에서 묵묵히 기회를 엿봤던 모리야 주타누간은 LPGA 투어 데뷔 6년차에 156 출전 대회 만에 그토록 기다리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경기를 일찍 마친 뒤 아리야 주타누간은 언니를 응원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이날 3타를 줄인 박인비와 1타를 줄인 고진영은, 마지막 순간까지 우승 경쟁을 벌이며 선전했지만, 2타차로 나란히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고진영은 마지막 홀 퍼트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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