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지.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 없이 10년 가까이 살아남은 것은, 골프에 대한 열정과 지칠 줄 모르는 투지의 반증이기도 하다.

2009시즌부터 LPGA 정규투어에서 뛰고 있는 강혜지(28)가 미국 하와이주 카폴레이의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97야드)에서 7년째 개최되고 있는 롯데 챔피언십에서 '깜짝' 선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12일(한국시간) 대회 첫날, 섬 지형 특유의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 분 가운데 치러진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낸 강혜지는 한국시각 낮 12시 현재 선두 펑샨샨(중국·5언더파 67타)에 1타 뒤진 채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 브룩 헨더슨(캐나다), 린디 던컨(미국)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두터운 2위 그룹을 형성한 네 명의 선수 가운데 강혜지만 18홀을 마무리했고, 10번홀부터 시작한 그라나다와 던컨은 각각 2홀과 5홀을 남겨두었고, 1번홀에서 티샷 한 헨더슨은 14번홀까지 끝낸 상황이다.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나 열 살에 처음 골프채를 잡은 강혜지는 어린 시절 뉴질랜드와 호주 등지에서 골프 유학을 했고, 호주에서 주니어와 아마추어 시절 두각을 나타냈다. 2006년에는 그렉 노먼 마스터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 1월 프로 전향한 뒤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 1승을 거둔 그는 같은 해 가을 LPGA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과해 이듬해에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그러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1부 투어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처음 몇 년간 적응기간을 거쳐 2012년 24개 대회에서 21차례 컷을 통과해 상금 29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 시즌이다. 이후 2013년 시즌 상금 37위, 2014년 49위, 2015년 115위로 급격히 하락세를 탄 강혜지는 작년에는 9개 대회에서 4번 컷을 통과해 상금 108위에 머물렀다.

LPGA 정규투어 우승 경력이 없는 강혜지는 2012년 나비스타 LPGA 클래식과 2014년 10월 레인우드 클래식 등 세 차례 공동 3위에 오른 것이 통산 가장 좋은 성적이다. 올해 들어서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39위였고, 다른 3개 대회에서는 3라운드 진출이 불발됐다.

오후조 경기가 진행 중이라 순위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강혜지는 이번 대회에선 첫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시즌 최고 성적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기아 클래식 마지막 날 결정적인 홀인원 한 방을 앞세워 우승컵은 물론, 두 대의 자동차를 한 번에 받는 행운의 주인공이 된 '최고참' 지은희(32·한화큐셀)도 상위권으로 시작했다. 버디 4개를 잡아내고 보기 1개를 곁들여 3언더파 69타를 쳤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컷 탈락을 경험한 지은희는, 이번 대회 첫날 반전에 성공하면서 LPGA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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