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8승에 빛나는 박인비(30·KB금융)가 '골프여제'로 돌아왔다.

4년 만에 보여준 최고 경기력

작년에 허리 부상으로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끝으로 LPGA 투어 2017시즌을 일찍 접었던 박인비는 이달 초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으로 복귀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싱가포르 대회에서는 공동 31위를 기록했다.

단 하나의 대회로 위밍업을 끝낸 박인비가 미국 본토에서 개최되는 올해 첫 LPGA 투어 대회인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셋째 날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1년여 만에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파72·6,679야드)에서 열린 파운더스컵 3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앞세워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담은 박인비는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파운더스컵 18홀 최저타수는 지난해 우승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3라운드에서 친 61타(11언더파). 비록 박인비는 2타 모자랐지만 2014년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 2라운드(10언더파 62타) 이후 개인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이번 대회 첫날 4언더파 공동 3위로 출발한 뒤 둘째 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13위로 밀렸던 박인비는 이날 선전에 힘입어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 단독 2위 마리아호 우리베(콜롬비아·13언더파 203타)를 1타차로 따돌리고 리더보드 맨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세를 몰아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지난해 2월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이후 1년여 만에 LPGA 투어 19번째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박인비는 특히 초반 5개 홀에서 6타를 줄인 게 압권이었다. 1, 2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전날 2라운드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안 좋은 기억을 말끔히 지웠다. 기세를 몰아 바로 3번홀(파4)에서는 50도 웨지로 샷 이글을 낚았고, 다시 4번(파3)과 5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9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전반 홀을 마무리한 박인비는 후반 들어 11번홀(파5) 버디 이후 버디 기회를 몇 차례 놓치고 파 행진을 이어갔다. 다행히 18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3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날 그린은 단 한번을 놓쳤고, 페어웨이는 두 차례만 벗어났을 정도로 샷감이 좋았다. 퍼트 수는 전날(33개)보다 6개가 줄어든 27개.


휴식 직후 강해지는 박인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박인비는 자신을 '슬로우 스타터'로 설명했다. 즉 시즌 초반에 다소 발동이 늦게 걸려 여름이 가까워지면 우승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하지만 최근 2~3년간은 그의 설명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2016년 손가락 인대 손상과 허리 부상에 시달려 한동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박인비는 두 달여의 공백 끝에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독보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재활로 LPGA 투어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작년 3월 8개월여 만에 LPGA 무대에 돌아왔고, 복귀 두 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투어 통산 18승을 일궜다. 2015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약 16개월 만의 우승이었다.

박인비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는 몇 차례 출전해 첫 국내 우승에 도전했으나 부상 여파로 고전했다. 그리고 올해 다시 복귀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의 시즌 2승에 도전하는 태극 낭자들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였다가 전날 2라운드에서 공동 13위로 밀렸던 최운정(28·볼빅)은 이날 6타를 줄여 공동 4위로 올라섰다. 박인비와 동반 경기하면서 보기 없이 깔끔하게 6개의 버디를 잡아내 사흘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쳤다.

박희영(31)이 3타를 줄여 공동 9위(9언더파 207타)를 기록, 사흘 연속 10위 안에서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박성현(25·KEB하나금융)과 양희영(29·PNS창호), 이정은(30·교촌F&B)은 나란히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톱3인 펑샨샨(중국), 렉시 톰슨(미국), 유소연(28·메디힐)이 빠진 이번 대회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박성현(세계4위)은 이날 4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게 아쉬웠다. 다행히 나머지 홀에서 낚은 5개의 버디 만회하며 3타를 줄였고, 전날과 같은 공동 13위를 유지했다.
2라운드에서 35개까지 치솟았던 퍼트 수는 29개로 다소 나아졌고, 그린 적중률은 77.8%로 무난했다.

양희영이 6개의 버디로 6언더파 66타, 이정은 역시 보기 없는 플레이로 5개의 버디를 잡아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밖에 전인지(24·KB금융그룹)가 7언더파 209타 공동 23위, 초청 출전한 배선우(24·삼천리)가 6언더파 210타 공동 31위에 각각 자리했다.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하게 시즌 1승을 따낸 고진영(23·하이트진로)도 공동 3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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