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오픈 16일 개막

타이거 우즈가 13일(현지시간) PGA 투어 제네시스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올해 두 번째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나선다. 1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제네시스 오픈(총상금 720만달러)은 지난달 26~29일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복귀전을 치른 우즈가 3주 만에 다시 출전하기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년 만에 풀 필드 정규 대회에 발을 디딘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우즈에게 바라는 것은 최종 라운드까지 고통 없이 플레이하는 모습이었다. 즉 복귀 성공의 기준이 컷 통과 여부였다. 우즈는 목표를 초과 달성한 공동 23위에 올랐다. 장타력과 체력, 쇼트게임, 그린 플레이, 그리고 골프에 대한 열정 모두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출격에서는 기대치가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이번엔 상위 10위 안착이다. 4월 마스터스를 겨냥한 우즈가 '악연'이라고 언급되는 이 코스에서 톱10에 입상한다면 완벽한 부활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즈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하다. 무엇보다 우즈가 그간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보여준 성적 때문이다.

우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위치한 이곳에서 쓴맛만 봤다. 그가 3회 이상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건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뿐이다. 우즈는 리비에라 CC에서 열린 대회에 9차례(아마추어 대회 2번 포함) 나왔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 2006년 이 대회 2라운드를 마친 뒤 감기가 걸렸다는 이유로 기권, 아예 발길을 끊었다. 당시 비 예보가 없었기에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는 우산을 챙기지 않았고, 우즈는 2라운드 때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흠뻑 젖었다.

앞서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을 치른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이 8승을 수확한 '우승 텃밭'이라는 점과 대조를 이룬다.

리비에라에서 열린 프로 대회에 7차례 출전한 우즈의 평균 스코어는 69.39타. 아주 뛰어난 성적이지만, 늘 우즈보다 더 낮은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가 항상 등장한 것도 그의 우승을 막았다.

그렇다면, 그동안 리비에라를 애써 피해온 우즈가 12년 만인 올해 이 대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관하는 대회라는 점. 지난해부터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는 현대차가 타이거 우즈 재단에 대회 운영을 맡겼다. 작년에도 부상 때문에 이 대회에 나오지 못한 '대회 주최자' 우즈가 2년 연속 불참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우즈는 토리파인스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뛰어난 쇼트게임을 보여줬지만 고질적인 드라이버샷 불안 등 적지 않은 문제점도 드러냈다. 당시 우즈의 3·4라운드 때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21%. 이 때문에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때처럼 티샷이 페어웨이를 자주 벗어나면, 제네시스 오픈 컷 통과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즈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개막 전 인터뷰에서 "리비에라에서 두 번이나 준우승을 하는 등 우승 기회를 적지 않게 만들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우즈의 최고 성적은 닛산오픈(제네시스오픈 전신) 대회명으로 열린 1999년. 우승자 어니 엘스(남아공)에 2타차 공동 2위였다.

또한 우즈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다. 포아 아누아 잔디를 덮은 리비에라 그린은 빠르고 단단하고 라인이 까다롭다. 벤트 잔디만큼 매끄럽게 공이 굴러가도록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는 볼이 튀면서 굴러가는 느낌을 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그린이 한결 더 매끄러워졌다. PGA투어닷컴에 따르면, 리비에라가 초빙한 골프코스 관리전문가 매트 모턴의 손길 덕에 그간의 울퉁불퉁한 결이 부드러워졌다는 것. 러프가 짧아졌다는 것도 우즈에겐 긍정적이다.

또 다른 매체인 미국 골프닷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제프 리터 기자는 "우즈가 토리파인스만큼 리비에라를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며 "무려 11년 동안 출전하지 않았으니 롱게임이 망가지면 쇼트게임으로 만회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한 반면, 딜런 디시어 부편집장은 "우승은 몰라도 충분히 최종 라운드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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