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3라운드

리키 파울러가 PGA 투어 피닉스오픈 3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애틋한 사연이 있는 꼬마 팬의 사진을 모자에 붙이고 경기한 '따뜻한 스타' 리키 파울러(30·미국)가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정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8시즌 13번째 정규 대회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총상금 690만달러) 최종 라운드를 1타 차 단독 선두로 맞이하는 파울러. 그는 이날 경기에 앞서 PGA와 인터뷰에서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대회 셋째 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인 파울러는 전날 공동 선두에서 단독 선두(14언더파 199타)로 올라섰다.

파울러는 이곳 TPC 스코츠데일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지난해까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10년 우승자 헌터 메이헌(미국)에 1타 뒤진 단독 2위였고, 2016년에는 선두를 달리다 연장에 끌려가 네 번째 홀 만에 마츠야마 히데키(일본)에 승리를 내주었고, 작년에는 4위로 마쳤다.

파울러는 3라운드 4번홀(파3, 183야드)에서 티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해 보기를 적었으나 이후에는 버디만 골라냈다. 8번홀(파4)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로 만회하며 전반 9개 홀에서 이븐파를 적었다. 13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을 핀 2m 안쪽에 떨궈 버디 퍼트로 연결했다.

특히 16번홀(파3)부터 뽑아낸 3연속 버디가 압권이었다. 로마 시대 검투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관람석이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들어차 있는 16번홀에서 5m가 훌쩍 넘는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파울러는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진 17번홀(파4)에서도 티샷으로 그린을 공략해 두 번의 퍼트로 홀아웃했고, 기세를 몰아 마지막 홀(파4)에서 약 3m 버디를 떨어뜨리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파울러는 이번 대회에서 한 소년의 사진을 모자에 달고 뛰고 있다. 지난달 23일 선천성 호흡기 질환 때문에 7살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리핀 코넬이다. 파울러가 ‘1호 팬’이라고 부른 코넬은 5년 전 집 근처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처음 인연이 됐다.

"오늘은 인내심이 필요한 경기였다"고 밝힌 파울러는 "이 골프 코스를 좋아한다. 그간 이 대회에서 플레이 해보면서 이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느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라운드에 비해 이날 드라이빙 정확도는 78.57%(11/14)로 높아졌고, 그린 적중률은 77.78%(14/18)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종 4라운드에서 파울러가 우승으로 가는데 쟁쟁한 경쟁자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듯하다.

대회장 인근 애리조나주립대를 다녀 TPC 스코츠데일이 홈 코스나 다름없는 세계랭킹 2위 존 람(스페인)은 1타 차 공동 2위(13언더파 200타)로 따라붙었다. 3라운드에서 최고 비거리 351야드 장타를 앞세워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몰아친 그는 마지막 날 역전 우승을 노린다.

사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32.7야드로 출전 선수들 중 1위에 랭크됐고, 평균 그린 적중률도 77.78%(42/54)로 이 부문 공동 4위, 그린 적중 시 퍼트 개수는 평균 1.667개로 공동 5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삼박자가 조화를 이뤘다. 아울러 페덱스컵 랭킹 2위를 달리는 람은 지난달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 1회씩을 기록했다.

람 외에도 전날 공동 선두였던 브라이언 디샘보를 비롯해 체드 레비(이상 미국)도 공동 2위 그룹에 포진했다. 지난해 7월 존 디어 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 우승한 디샘보는 2015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개인 우승, US 아마추어 챔피언이기도 하다. 레비도 람처럼 애리조나주립대 출신이다.

최종 라운드에서 파울러, 람, 채비는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다툰다. 출발시간은 한국시각 5일 오전 2시 55분.

2타 차 공동 5위에는 TPC 스코츠데일의 터줏대감인 필 미켈슨과 2015년 신인왕 다니엘 버거, 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잔더 셔펠레(이상 미국)가 자리 잡았다. 미켈슨은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42.86%에 그린 적중률 66.67%에 그쳤지만,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은 노련함을 선보였다.

재미교포 제임스 한이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공동 14위(10언더파 203타)로 12계단 상승했고, 1타를 잃은 안병훈(27)과 제자리걸음한 세계랭킹 4위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6언더파 207타 공동 26위로, 18계단과 7계단 밀렸다. 김시우(23)는 1타를 줄였지만 공동 56위(2언더파 211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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