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골프 스윙. 사진=ⓒ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메이저 14승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돌아왔다. 1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풀 필드’ 대회에 나와 공동 23위를 기록, 지난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2년 5개월 만에 정규 대회에서 상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3언더파 285타(72-71-70-72). 한 번도 60대 타수를 적어내지 못했고, 상금은 6만달러(5만9,685달러, 약 6,4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16개 대회에 출전해 7승을 쓸어 담고 시즌 상금 1,086만달러(대회당 평균 상금 67만8,700달러, 약 7억2,000만원)를 벌었던 2007년 등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임은 분명하다.

2018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우즈가 적어낸 주요 기록은, 평균 그린 적중률 58.33%, 평균 페어웨이 안착률 30.36%, 드라이버 최장 거리 358야드, 평균 드라이브 거리 302.5야드, 샌드 세이브율 40%, 볼 스트라이킹 156명 출전자 중에서 113위. 그리고 파3에서 평균 1오버파, 파4에서 평균 2오버파, 파5에서 평균 6언더파.

그렇다면, 우즈의 복귀전에 대한 현지 전문가들이나 골프 전문 매체들의 평가 및 분석은 어떨까. 우즈의 재기 무대는 성공적이었을까.

우선, 우즈 자신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잘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안 됐다"거나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밝은 표정이었고, "기쁘다"는 말에 방점을 찍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압박감이 심하고 체력 소모가 큰 투어 정규 대회를 나흘 동안 거뜬하게 치러낸 건강한 몸, 평균 300야드를 넘긴 장타력, 그리고 30차례나 그린을 놓쳤지만 보기는 11개로 막아낸 쇼트게임 등에서 재기 가능성을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반면 여전한 티샷 불안과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실전 감각 부족은 남은 과제라고 분석했다.

카메론 몰핏은 PGA투어닷컴을 통해 우즈의 경기력을 분석하고 전망을 정리해 게재했다.

무엇보다, 우즈는 허리 통증이 없는 것 같다. 최근 4년간 네 차례나 허리 수술을 받았지만 건강한 몸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티샷 불안으로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러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어떤 곳에 놓인 공을 칠 때도 완벽한 스윙을 해냈다. (골프해설가로 활동하는) 닉 팔도는 "허리 근육을 만드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들었다"고 말했고, 우즈도 "러프에서도 공을 쳐 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우즈는 거칠게 날뛰는 드라이버와 싸웠다. 14번의 티샷 중 단 세 번만 페어웨이를 지켰지만, 금요일 71타, 토요일 70타, 일요일 72타를 쳤다. 일요일에는 갈수록 좋아졌다. 만 42세인 그의 드라이버샷은 한참 어린 동반 선수보다 훨씬 멀리 날아갈 정도로 장타자 본능을 일깨웠다. 남코스 10번홀에서 시작했을 때 278야드를 날렸지만, 후반 첫 홀인 1번홀(파4)에서는 무려 358야드를 날렸다. 뒷바람 도움을 받았다고 하지만 초장타를 때렸다. 우즈는 최종 라운드가 끝난 뒤 "어제보다 경기력이 훨씬 나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쇼트게임 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우즈의 복귀전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7.5개다. 2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9차례 보기 위기에서 7차례나 파를 지켜냈다. 그는 "쇼트게임이 아니었다면 80대 타수를 쳤을 것"이라고 말하며 쇼트게임이 컷 통과와 언더파 스코어를 낸 일등공신임을 인정했다. ‘칩샷 입스’ 소문이 돌았을 정도로 쇼트게임이 망가졌던 게 불과 2년 전인데, 이번 대회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여줬다.

골프 마인드도 되살아났다. "쇼트게임과 심장이 나를 살렸다"고 밝힌 우즈는 2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극적인 컷 통과를 이뤄냈다. 3라운드에서는 드라이버 탓에 징글징글한 경기를 했지만 기어코 언더파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셋째 날 동반 플레이한 브랜트 스네데커는 "그의 투지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CBS가 "창의적 샷이 돋보였다"고 찬사를 보냈듯이, 우즈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영리하고 전략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8승을 일궈낸 토리파인스 골프장(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7승, US오픈 1승)에서 우즈는 "실수가 나와도 만회할 수 있는 곳으로 볼이 가도록 했다"고 털어놨다.

현존 골퍼들 중 관중 동원 능력은 우즈를 따라갈 선수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회 내내 구름 관중이 우즈를 에워쌌다. 우즈 덕분에 수많은 갤러리들 사이에서 연장전을 치렀던 제이슨 데이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도 모처럼 신나게 경기했다. 첫날 우즈와 같은 조에서 경기한 패트릭 리드 등 선수들도 우즈 팬이었다. 우즈는 "그동안 이런 관중의 함성이 그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즈는 피닉스오픈과 AT&T 내셔널 페블비치 프로암을 건너뛰고 제네시스오픈(2월 15일 개막)에서 다시 한번 경기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일정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혼다 클래식이 유력하다. 그 다음 출전 계획은 불투명하다. 우즈는 사실상 4월 마스터스를 겨냥해 모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카메론은 스네데커의 말을 인용해 "우즈가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상 때문에 한동안 쉬다가 필드에 돌아온 스네데커는 "복귀전 프로암에서 65타를 치고선 이만하면 해볼 만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경기는 달랐다"는 것. 즉 연습 라운드나 프로암과 경쟁이 치열한 실제 경기는 전혀 다르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우즈도 "연습 라운드 때 아무리 실전처럼 연습해도 결코 실제 경기와 같을 수 없다"면서 "이번 실전에서 배운 걸 잊지 말아야겠다"고 강조했다.

우즈는 다음 출전까지 2주간 쉬면서 할 일이 많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걸 보완해야 한다고 느꼈느냐’는 질문에 "전부 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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