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해방구' PGA 투어 피닉스오픈 출격

김시우·강성훈·안병훈.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같은 후원사의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쓴 '코리안 빅3' 김시우(23)와 강성훈(31), 안병훈(27·이상 CJ대한통운)이 강심장 면모를 선보일 수 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90만달러)에서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이들은 현재 세계랭킹 42위, 85위, 91위로, 한국 선수들 중 상위 3명이다.

보통 골프 대회에서는 정숙한 관람 문화를 요구한다. 특히 샷이나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큰 소리를 내면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힘들다. 하지만 피닉스오픈에서는 대회 주최측이 나서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관람객들은 맥주를 마시며 선수들의 샷에 갈채 혹은 야유를 보낼 수 있다. 이런 팬 친화적인 문화 덕분에 이 대회는 '골프의 해방구', '팬들의 메이저대회' 수식어를 달았다.

오는 2월 1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리는 이 대회 최종 라운드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 일정(2월 4일)과 겹친다.

아메리칸 풋볼 리그 우승팀과 내셔널 풋볼 리그 우승팀이 겨루는 미국프로풋볼(NFL)의 챔피언십(결승전)은, 미국 국민 대부분이 열광하는 스포츠 마케팅의 끝판왕이다. 당연히 웬만한 스포츠 경기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때문에 슈퍼볼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 일정을 조정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최다 관중 신기록을 보유한 피닉스오픈은 예외적이다. 작년에는 대회 기간 동안 총 65만5,434명의 갤러리가 찾았다.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올해 첫 PGA 투어 무대에 나서는 안병훈이다.

최근 여자친구에게 로맨틱하게 프러포즈한 사진을 공개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안병훈은 작년 피닉스오픈 3라운드에서 단독 1위까지 치고 나갔다가 6위로 마쳤을 정도로 이곳에서 강점을 발휘했다. 특히 16번홀(파3)은 스타디움 형태의 관람석이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둘러싸여 있다. 작년 이곳에서 안병훈은 "16∼18번홀에서 플레이하기가 기다려진다"며 "사람들이 만드는 소음도 좋다. 갑작스럽게 나오는 소음만 아니면 정말 신경 쓰이지 않는다"라며 대회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안병훈은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 합류한 2016-2017시즌 22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진입하는 등 123만달러의 상금을 벌었다. 하지만 페덱스 랭킹은 102위에 그쳤다. 풀 시드를 유지하고 메이저대회나 특급대회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올해가 중요한 시기다. 지난 28일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공동 6위에 입상하며 워밍업을 끝냈다.

직전 대회인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컷은 통과했으나 공동 35위와 공동 69위에 머문 김시우와 강성훈도 다시 상위권 진입에 도전한다. 지난해 피닉스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 강성훈은 공동 12위에 올랐다. 

한편 새해 들어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맏형 최경주(48), 김민휘(26) 등 코리언 브라더스가 총출동한다. 연속 컷 탈락한 배상문(32)이 부진에서 벗어날 지도 주목된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비롯해 동갑 절친 조던 스피스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세계랭킹 1위를 넘보는 존 람(스페인),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 등도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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