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공동 84위

타이거 우즈가 이날 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년 만에 돌아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풀 필드 정규 대회인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첫날 이븐파로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골프코스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우즈는 남코스(파72)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56명 출전자 중에 중위권인 공동 84위. 북코스(파72)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친 토니 피나우(미국)와는 7타 차이다.

이 대회 방식은 1·2라운드에서 남코스와 북코스에서 번갈아 치르고 3·4라운드는 남코스에서 우승자를 겨룬다. 토리파인스 골프코스는 남코스가 북코스보다 훨씬 난도가 높다. 프로 선수들도 3∼5타가량 차이가 날 정도.

1번홀(파4)에서 티오프한 우즈는 첫 홀과 5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는 실수로 러프와 벙커로 각각 향하면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6번홀(파5)에서 이글성 버디를 잡아내고 분위기를 바꾸었다. 두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홀컵에 거의 붙은 공을 떨어뜨렸다. 10번홀(파4)에서는 핀 옆 1m거리에 꽂히듯 떨어지는 높은 탄도의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뽑아내 갤러리들의 박수를 받았다.
13번홀(파5)에서는 1m 안팎의 파퍼트 라인을 잘못 읽는 바람에 아깝게 보기를 추가했으나 16번홀(파3)에선 홀인원이 될뻔한 완벽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며 전성기 때 모습을 연상시켰다.

우즈는 빠르고 강한 스윙으로 장타를 뿜어냈고 정교한 아이언샷도 선보였다. 드라이브샷은 평균 거리는 314야드에 이르렀고 그린 적중률은 66.67%로 수준급이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57.14%.

우려했던 쇼트게임도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는 평가다. 8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을 넘어갔지만 까다로운 내리막 칩샷을 홀에 바짝 붙여 파를 지켜냈다. 다만, 우즈가 전날 인터뷰에서 "더 많은 대회를 치르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실전 감각은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토리파인스 골프코스와 우즈의 인연은 각별하다. 어린 시절부터 앞마당처럼 다녔던 이곳에서 8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전신인 뷰익 인비테이셔널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1999년 대회에서 우승을 시작으로 2003년에 이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오르는 등 같은 대회에서 7승을 따냈고,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2008년 메이저대회 US오픈도 제패했다.

PGA투어닷컴이 정리한 기록에 따르면, 우즈가 이 대회에서 우승 외에도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남겼는지 알 수 있다.

그는 1998년 첫 출전 때 3위를 기록한 이후 11년 동안 한 번도 톱10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2013년까지는 한 번의 컷 오프도 당하지 않았고, 딱 한 번만 톱10에 들지 못했을 정도로 펄펄 날았다. 성 추문 이후 고전하던 2011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공동 44위로 부진했던 것.

아울러 우즈는 지난해까지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56라운드를 치러 무려 44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다. 이븐파를 친 게 7번이고 오버파는 단 5번뿐이다. 우즈의 이 대회 통산 스코어는 163언더파에 평균 타수는 68.09타로 나타났다. 어떤 선수도 이 대회에서 우즈보다 더 낮은 평균 타수를 작성하지 못했다.

남코스에서 치른 41라운드에서 30회는 언더파를 쳤지만 6회는 이븐파, 그리고 이 대회에서 적어낸 오버파 성적 7회는 모두 남코스에서 나왔다. 그래도 남코스에서 69.69타라는 준수한 평균 타수를 남겼다.
북코스에서 우즈는 한 번도 오버파를 친 적이 없고 이븐파도 딱 한 번뿐이었다. 나머지 14라운드는 모두 언더파다. 평균 타수는 68.06타로 남코스보다 1.63타 낮았다.

우즈가 이 대회에서 기록한 18홀 최소타(62타)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남코스에서 나왔다는 게 흥미롭다. 1999년 대회 3라운드 때 10언더파 62타를 친 데 힘입어 4라운드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북코스 최소타 기록은 2005년 2라운드에서 적은 9언더파 63타다.

가장 나쁜 스코어는 허리 통증으로 고전했던 지난 2014년 3라운드 때 나왔다. 사흘째 경기에서 7오버파 79타로 무너진 우즈는 공동 80위로, 최종라운드 출전자 수 제한 규정(MDF)에 걸려 4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우즈는 27일 북코스에서 진행하는 2라운드 성적에 따라 컷 통과 여부가 결정 난다. 지난해 컷 통과 기준선은 이븐파 144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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