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2017시즌 3관왕을 차지한 박성현이 4일 밤 귀국했다. 사진제공==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신인상을 받은 '3관왕' 박성현(24)이 4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해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박성현은 US여자오픈과 캐나다오픈에서 2승을 수확했다. 시즌이 한참 진행 중이던 10월, 5개의 투어 대회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미 신인상 수상을 확정했고, 지난달 20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를 기록하면서 극적으로 올해의 선수상도 공동 수상했다.

LPGA 투어에서 신인이 올해의 선수가 된 것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올해 박성현이 처음이다. 39년 만이었을 정도로 역사적인 진기록이다. 또한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유일하게 넘긴 233만5,883달러(약 25억4,000만원)로 상금 1위에도 올랐다.

지난 2주간 박성현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에 머물다가 일본, 사이판 여행 등의 일정을 마친 뒤 이날 귀국했다.

늦은 시간에도 박성현의 얼굴을 보기 위해 나온 팬들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한 박성현은 귀국 인터뷰에서 "늦은 시간이라 많이 못 오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팬 여러분께서 와주셨다"며 "나오면서 플래카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우승할 때는 실감이 나지 않다가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축하해주시면 더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코스를 잠시 벗어나 휴식과 여행으로 재충전하면서 여유가 생긴 박성현은 "안 웃으면 왜 화가 났느냐고 하실 것 아닌가"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첫해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박성현은 "한 시즌을 숨 가쁘게 달려와 뒤돌아볼 시간이 없었는데, 신인상을 받고 올해의 선수상까지 운 좋게 받게 됐다"면서 "올해의 선수상은 특히 마지막까지 결과가 늦게 나와 받으면서도 떨렸다.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다"고 3관왕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성현은 가장 의미 있는 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올해의 선수상을 꼽았다. 그는 "올해의 선수상은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받게 되면서 어벙벙 하기도 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는데… 하지만 일단 받고 나니까 역시 기쁜 것 같다"고 답했다.

데뷔 첫 시즌에 대해 박성현은 "아직 멀었다"고 입을 떼면서 "만족스럽고 잘한 부분도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우승할 수 있었는데 놓친 순간처럼,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 등 개선할 점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제 성적을 점수로 표현하면 75점이다. 나머지 25점은 제가 너무 부족해서 뭐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올해 1승에 신인상이 목표였던 박성현은 ‘먼 미래에 2017년을 돌아보면 어떨지’라는 질문에는 "최고의 해라고 생각이 될 것"이라면서 "루키로서 목표를 다 이뤘기 때문에 한참 뒤에 올해를 떠올리더라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성현은 "내년에는 3승을 목표로 잡고 있다. 다른 구체적인 부분은 더 생각해보겠다"면서 "시즌 첫 대회는 아직 정하지는 못했다. 아마 바하마 대회에는 나가지 않을 것 같고, 아시아 대회부터 출전할 것으로 생각 중인데 바뀔 수도 있어서 정확히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국내에는 보름 정도 머물면서 스폰서 일정 등에 참석한 뒤 다 이달 중순 미국에 일찍 들어가서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가 이번 동계훈련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바람’이다. 이번 시즌 바람이 부는 날에 약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성현은 "사실 그런 부분이 있어서 바람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제 공이 탄도가 높다는 점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성현은 코치를 영입하기보다 평소 해왔던 것처럼 자력으로 연습을 강화할 방향을 잡았음을 내비쳤다. "바람이 부는 날에 샷이 전혀 안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 바람 부는 날 연습을 많이 하면서 보완하겠다. 지금 샷에 만족하고 느낌이 좋아서 고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전했던 베어 트로피와 1주일 만에 내려온 세계랭킹 1위에 대해서 박성현은 "평균 타수는 제가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욕심을 내봤다. 아쉽지만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세계 1위는 1주일 만에 내려와 창피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1주일이라도 1위를 해 본 것이 어디냐'는 생각도 한다. 그 순간만큼은 제가 자랑스러웠다"고 답했다.

LPGA 투어 첫 시즌을 뛰면서 인상적인 다른 선수로는 시즌 막판까지 평균타수 1위를 놓고 다투었던 렉시 톰슨(미국)을 꼽았다. 박성현은 "톰슨 선수가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력이 향상된 것이 눈에 보이더라. 저보다 어린 선수지만 계속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많은 팬 여러분의 응원 덕에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다음 시즌에 다시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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