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타이거 우즈가 히어로 월드 챌린지 4라운드 18번홀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79승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허리 수술 이후 오랫동안 기다려온 복귀전을 인상적으로 치러내면서 내년 시즌에 우승 기대를 부풀렸다.

4일(한국시간) 바하마 뉴 프로비던스의 알바니 골프클럽(파72·7,267야드)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 우승상금 100만달러)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등판한 우즈는 4언더파 68타를 쳐 나흘 합계 8언더파 280타(69-68-75-68)의 성적을 기록했다.

세계랭킹 10위 이내 8명을 포함해 까다롭게 선정된 톱 랭커 18명이 모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우즈는 딱 중간인 공동 9위로 마무리했다. 맷 쿠처(미국)와 동률을 이뤘다.

무엇보다 우즈의 컴백은 경기 내용이 돋보였다. 지난 2~3년간 여러 차례 부상 중단과 실망스러운 복귀를 반복했던 우즈는 ‘양치기 소년’이라는 악평까지 받았으며, 우즈가 코스에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스피드와 파워, 정교함에서 현재 PGA 투어에서 장타자로 분류되는 ‘대세’ 저스틴 토마스(24·미국)를 압도했을 정도. 1라운드에 이어 4라운드에서도 동반한 둘 중 우즈는 토마스에게 밀리지 않았다.

특히 전반 9개 홀에서 우즈는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아내면서 한때 공동 6위로 치고 나갔다.

우즈는 안정된 샷감을 앞세워 초반 3번(파5)과 5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350야드인 7번홀(파4)에서는 이글을 낚았다. 티샷이 그린 가장자리를 맞은 뒤 그린 위로 올라왔고, 우즈는 신중하게 약 7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킨 것. 공이 홀컵 왼쪽을 타고 짜릿하게 떨어지자, 우즈는 두 팔을 들어 갤러리들의 응원에 답했다.

우즈가 이번 주 전반에 ‘31타’를 친 것은 두 번째다. 2라운드 1~9번에서도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골라냈고, 그때는 9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했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비록 더블보기가 나왔지만 바로 11번홀(파5)에서 버디로 일부 만회했고, 14번(파4)과 15번홀(파5)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았다. 이날 더블보기는 우즈의 이번 대회 유일한 더블보기이기도 하다. 다만 막판 17번(파3)과 18번홀(파4)에서 파 퍼트를 놓쳐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한 게 아쉬웠을 뿐.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해 1타를 까먹었다.

경기를 마친 우즈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와 만족스러운 결과"라며 "4라운드를 모두 마칠 수 있을 것으로는 예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만 어느 정도 점수가 나올 것인지, 또 허리 통증이 문제였다"며 "아이언샷이 다소 보완해야 할 부분이지만 드라이브샷이나 퍼트는 괜찮은 편이었다"고 자평했다.

오는 12월 30일 만 42세가 되는 우즈는 앞으로 그의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4라운드 정규 대회에서 충분히 우승 경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메이저 14승에 멈춰있던 시계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PGA 투어 기준으로는 올해 1월 말 토리파인즈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 우즈가 나선 마지막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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