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의 LPGA 투어 2014~2017시즌. 표=골프한국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슈퍼 루키’ 박성현(24)에 열광했다. 하지만 불과 4년 전 그처럼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루키는, '천재 골프 소녀'로 불린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0)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LPGA 투어 대회에서 2연패(캐나다 여자오픈 2012, 2013년 우승)에 성공한 리디아 고는 17세이던 2014년 정식으로 LPGA에 뛰어들었다.

올해 박성현에 '기록 파괴자(Record Breaker)'라는 별명이 추가된 것처럼,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최연소' 기록을 모두 섭렵하며 '기록 제조기'로 통했다.

데뷔 첫해에 박인비(29),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의 대결에서 3승을 거두고 역대 최연소 LPGA 투어 신인왕에 상금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는 3위에 올랐다. 특히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CME 글로브 파이널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해당 보너스 100만달러의 첫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말 그대로 ‘리디아 고의 세상’이었다. 베어 트로피를 박인비에게 넘겼을 뿐, 시즌 5승으로 상금와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1위를 휩쓸었다. 아울러 시즌 초반부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영예를 안았다. 남녀 골프를 통틀어 최연소 기록이었다. 또한 2015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역대 최연소 ‘메이저 퀸’에 올랐고, 2년 연속 연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6년 리디아 고는 3·4·6·7월에 1승씩을 쌓으며 무서운 기세로 질주했다. 8월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지난해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 LPGA 투어 통산 14승(아마추어 2승 포함)을 달성한 이후 정상을 밟지 못했다. 2012년부터 매년 우승컵을 챙겼던 그가 우승 없이 시즌을 마무리한 것은 2017시즌이 유일하다.

올해 26개 대회에 출전해 컷오프 3회와 기권 1회가 있었다. 이 때문에 LPGA 데뷔 이후 3위 밖으로 밀리지 않았던 상금과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포인트에서 10위권으로 처졌고, 현재 세계랭킹은 9위로 내려갔다.

리디아 고의 올 시즌 주춤한 성적의 원인으로 지난해 하반기 전격적으로 진행된 캐디, 스윙코치, 클럽 등의 변화를 언급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 한편에서는 ‘슬럼프’ ‘부작용’보다는 ‘적응기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리디아 고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밝힌 것처럼, 9월 들어 경기력의 안정세가 뚜렷해졌다. 최근 출전한 8개 대회에서 준우승 2회, 공동 3위, 공동 5위 등 4차례 톱5에 이름을 올리며 주요 부문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파4)에서 버디로 시즌을 마무리한 그는 전반적으로 “2017시즌이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시즌 중반까지는 고군분투했지만, 마지막 2~3개월은 좀 더 견고한 플레이를 한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록 올해 ‘무승’으로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다소 벗어났지만,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숨 고르기를 한 리디아 고의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