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간 LPGA 투어 역대 상금왕. 표=골프한국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전국 시대(과거 중국에서 일곱 제후국들이 서로 패권을 다투던 시대)’를 방불케 했다. 시즌 15개 대회 우승자가 가려질 때까지 멀티(2승 이상) 우승을 거둔 선수가 없었다. 다만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유소연(27)과 킹스밀 챔피언십을 제패한 렉시 톰슨(미국),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전인지(23)등이 초반에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이들 중 유소연이 6월 말 시즌 16번째 대회인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정상으로 2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았다. 이후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김인경(29)이 6, 7, 8월에 각각 1승씩을 챙기면서 먼저 3승을 달성했다.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이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도 상금랭킹 선두권에 자리잡으면서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었다.

9월 들어서는 톰슨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브룩 헨더슨(캐나다) 순으로 매주 2승씩을 기록했다. 10월 아시아로 넘어와서는 펑샨샨(중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일본과 중국에서 2연승을 거둔 펑샨샨과 앞서 3승을 거둔 김인경이 올해 다승 부문 1위에 나란히 올랐다.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이래 다승 부문 1위가 아닌 선수가 상금왕에 오른 것은 드물지만 몇 차례 있었다. 최근 20년을 돌아보면, 2010년 최나연(30)과 2012년 박인비(29), 그리고 올해 박성현이 그런 사례다. 아울러 시즌 2승에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한 경우는 2012년 박인비와 올해 박성현뿐이다.

박성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2017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25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공동 6위 상금인 7만3,411달러를 받은 박성현 시즌 상금 233만5,883달러로 마무리했다. 2위 유소연의 198만1,593달러를 35만4,290달러 차이로 벌리면서 올해 L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200만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30위를 기록한 유소연은 상금 1만7,168달러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이 대회 직전까지 169만605달러였던 톰슨이 이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우승상금 50만달러를 보태 200만달러를 넘길 수 있었지만, 마지막 홀 파 퍼트 실수로 공동 2위 상금(18만6,576달러)을 가져가면서 187만7,181달러에 머물게 됐다.

아울러 박성현은 한국 선수로는 5번째 LPGA 상금왕에 등극했다. 신지애(2009년)와 최나연(2010년), 박인비(2012~2013년)에 이어 선수로는 네 번째다.

한편 역대 LPGA 투어 선수들 중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은 2007년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다. 당시 8승을 쓸어담은 오초아는 436만4,994달러를 벌었다. 그때보다 우승 경쟁이 치열한 최근 투어에서 한 선수가 8승을 하고 상금 400만달러를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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