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나흘 내내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공동 5위’라는 탁월한 성적을 거둔 이정은(21)이 귀국해서 바로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올해 국내 ‘대세’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그런데 이정은이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얘기를 전했다. 그는 "내심 서른까지 골프선수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미국에 다녀와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함께 라운드를 돌았던 베테랑 크리스티 커(40·미국)의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면서 "저 나이에도 저렇게 골프를 칠 수 있구나. 나도 오래 쳐야겠다"고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커뿐만 아니라 서른을 바라보는 김인경(29)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4일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에서 열린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담아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김인경은 이번 시즌 유소연(27)에 이어 두 번째 다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인경은 지난해 10월 LPGA 투어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준우승의 늪에 빠진 불운한 선수'로 통했다.

2005년 US여자주니어선수권 정상에 올랐던 김인경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2006년 연말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1위에 입상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큰 기대 속에 프로에 데뷔한 김인경은 2008년 10월 롱스 드럭스 챌린지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고 2009년 스테이트팜 클래식, 2010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등에서 3년간 해마다 1승씩 거뒀다.

2011년에는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 1회, 3위 3회 등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던 김인경은 2012년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30㎝ 파퍼트를 놓친 김인경은 결국 연장전에 끌려들어 간 끝에 준우승으로 그 대회를 마쳤고, 이후 한동안 불운이 겹치면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3년 기아 클래식과 2014년 포틀랜드 클래식 등에서도 연장전 패배를 당하자 주위에서는 '30㎝ 퍼트 실패 후유증'을 언급하며 안쓰럽게 여겼다.

하지만 김인경은 2014년 7월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ISPS 한다 유러피언 마스터스 우승으로 기지개를 켰고, 지난해 레인우드 LPGA 클래식에서야 우승 갈증을 풀어냈다.
하지만 레인우드 클래식 우승 이후에도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딛는 바람에 꼬리뼈를 다쳐 6개월 이상 고생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올해 6월 숍라이트 클래식 우승으로 건재를 알린 데 이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 2007년 LPGA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해에 2승을 거두며 ‘30세 전성기’를 예고했다. 더욱이 이번 우승은 최근 두 차례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연달아 컷 탈락 이후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특히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여준 김인경의 경기력은 남은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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