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6승째…대회 한국인 11번째 우승

김인경 프로가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이 골프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어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항상 이 골프장을 좋아해왔어요.”

최근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의 아픔을 겪은 김인경(29)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선수의 ‘텃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설욕전에 성공했다.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6,476야드)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60만달러) 마지막 날 경기는 기상 악화로 1시간 50분 가량 중단됐다가 다시 열렸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김인경은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버디만 8개를 잡아내 8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로, 2위 렉시 톰슨(미국)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 대회 우승 상금 24만달러(약 2억6,800만원)를 보탠 김인경은 시즌 상금 54만9,007달러(약 6억1,000만원)가 됐다.

전날 3라운드를 마친 직후 김인경은 LPGA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에 연연해하기보다는 좋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내가 이번 대회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치러 우승까지 성공한다면 정말 즐거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우승 보다는) 만족스러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골프장에 오신 팬들도 무척이나 대단한 분들이며,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응원을 받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5일 숍라이트 클래식 우승 이후 출전한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연속 컷 탈락했던 김인경은 약 50여일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또 유소연(27)에 이어 LPGA 투어 올 시즌 두 번째 2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고,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1998년부터 올해까지 19차례 마라톤 클래식에서 11차례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무려 5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박세리(40)를 비롯해 김미현(41), 최나연(30), 유소연(27), 최운정(27), 그리고 올해 김인경이 한 차례씩 우승했다.

실제로 김인경의 마지막 날 경기는 그의 바람처럼 놀라울 정도로 완벽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2타 차 2위였던 김인경은 1번홀(파4)과 3번홀, 4번홀(이상 파4)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아 코르다를 제치고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이후 7번홀부터 9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6개를 집중시키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특히 8번홀(파3)에서는 약 8m 정도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절정의 퍼팅감을 뽐냈다.

15번홀 티샷을 마친 뒤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돼 코스로 돌아온 김인경은 흔들리지 않았다. 15번, 16번홀(이상 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연달아 홀 2m 정도 거리에 떨어뜨리면서 버디를 추가했다.

김인경의 드라이브 티샷은 단 한 차례만 페어웨이를 벗어났을 정도로 정확했고(적중률 92.9%), 그린 적중률도 88.9%(16/18)로 높았다. 퍼트는 26개로 막아내는 등 티샷부터 그린 플레이까지 쾌조의 감각을 선보였다.

지난주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2연승에 도전했던 '슈퍼루키' 박성현(24)은 톱10으로 마감했다. 이날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마지막 날 4타를 더 줄인 김효주(22)와 3타를 줄인 양희영(28)이 나란히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13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9언더파 275타를 쳐 2015년 이 대회 챔피언 최운정 등과 함께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전인지(23)는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27위(8언더파 276타)로 마무리했다.

아울러 한국 국적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20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딱 절반인 10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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