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1라운드에서 전인지.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은 특별히 눈에 띄는 의상을 착용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가 드물다.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의상 협찬을 받고 있으며 기능을 우선시하되 선수의 이미지에 맞게 디자인을 고르기 때문이다.

최근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박성현(24)은 흰색, 노란색, 짙은 파란색 상의를 자주 입고 팔이나 다리 등 몸 전체를 가리는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전인지(23)는 치마와 바지를 번갈아 입지만 어깨와 팔 상단을 완전히 덮는 옷을 주로 선택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LPGA 투어가 발표한 새로운 드레스코드에 큰 영향을 받을 한국 선수는 없어 보인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개막한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은 더 엄격해진 의상 규정이 처음 적용된 대회다.

사진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전인지의 모습이다. 전인지처럼 이날 대부분의 선수들이 무난한 의상을 선택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등 현지 매체들이 지난 1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달 초 LPGA 투어에서 선수들에게 개정된 의상 규정을 메일로 통지했고, 이 규정은 17일부터 적용되며 위반 시 벌금 1,000달러(약 110만원)가 부과된다.

LPGA가 선수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새 규정은 신체 노출을 줄이고 간편한 복장을 자제하도록 하는 게 요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슴이 깊이 파인 상의 착용을 금지하고, 레깅스(허리에서 발끝까지 덮는 얇고 타이트한 바지)는 치마바지 또는 반바지 아래에 받쳐 입을 경우에만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치마나 치마 모양의 바지, 반바지의 경우 엉덩이 부분은 모두 가릴 수 있을 정도의 길이가 돼야 한다. 스커트 아래 속바지를 받쳐 입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서 있거나 몸을 구부릴 때 모두 엉덩이 부분이 가려져야 한다.

대회 개막에 앞서 열리는 프로암 행사에 입는 옷도 규제가 강화됐다. LPGA 투어는 "선수들이 프로암 파티에 입는 옷도 프로선수 이미지에 맞아야 한다"며 "골프복이나 정장용 진은 허용하지만, 끝단을 잘라낸 청바지나 찢어진 청바지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조깅복 등 운동복 차림이나 청바지 소재(색깔과 관계없이)의 옷을 입고는 대회장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고 공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 골프닷컴은 "평소 LPGA 투어가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로 팬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다소 놀라운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선수들의 의견도 찬반으로 의견이 갈렸다.

독일의 산드라 갈은 골프닷컴과 인터뷰에서 "가슴이 깊이 파인 상의를 금지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짧은 치마나 어깨가 파인 민소매 상의 등을 금지하는 것은 스포츠의 이미지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갈은 "테니스를 보더라도 여자 선수들이 짧은 치마를 입지만 오히려 남자 선수들과 같은 상금을 받으며 경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갈은 "우리의 주된 목적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여자 선수로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은 같은 매체를 통해 "대회장은 우리의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장소"라며 "선수들이 프로다운 모습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새 드레스 코드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제인 박은 "대부분의 선수가 보수적인 옷차림을 하고 있으므로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다. 일부 몇 명에게만 해당하는 규정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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