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K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저 자신은 무명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2004년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첫발을 디딘 14년차 이동하(35·가드너침대)가 제60회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최종 라운드만을 남겨놓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24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이동하는 중간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 공동 2위 장이근(24)과 박은신(27)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이날 2번홀(파4)에서 장이근과 박은신이 나란히 보기를 범한 사이 이동하는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순식간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이어진 3번홀(파5)에서도 2온에 성공한 뒤 3m이글 퍼트를 꽂아 넣으며 타수 차이를 벌렸다.

이동하는 “경기 초반 플레이가 잘 풀려서 예상대로 더 치고 올라갈 거라 생각했는데, 6번홀부터 8번홀까지 3개홀 연속 보기를 범해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6번홀(파3)에서는 과감한 버디 퍼트가 멀리 가서 3퍼트를 했고, 7번홀(파4)과 8번홀(파4)에서는 파 퍼트가 아깝게 안 들어갔다”면서 “어처구니 없는 샷이 아니었다.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데뷔 13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이동하는 그러나 “내 자신은 무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2014년 윈터투어 우승도 있고, KPGA 챌린지투어 우승 경험이 있다”고 밝히며 “마지막 날 압박이 있겠지만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 시즌 앞서 두 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린 이동하는 최근의 상승세에 대해 퍼트를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퍼트가 잘 안돼서 스트레스도 많았고, 그것이 쌓이면서 멘탈도 흔들렸다”고 털어놓으면서 “지난해부터 멘탈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고, 퍼트 그립을 집게그립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오른쪽 어깨가 많이 나오는 스타일인 이동하는 집게그립으로 바꾸고 어깨 정렬이 제대로 됐다고 설명했다. 또 퍼트가 잘 되니 더 과감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는 이동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는데,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레슨을 받는다거나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내 마음대로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그런데 군대 다녀오니 다른 선수들의 샷이 거의 기계적이라고 느낀 이동하는 스윙 교정을 위해 7년간 노력했는데 뜻대로 잘되지 않았다. 게다가 작년에는 앉지도 서지도 못할 정도로 허리 부상이 심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에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경기하지 않고 그 상황에 맞춰 플레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노련미를 갖추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권기택, 홍순상, 김대섭 선수와 함께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함께했던 이동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가 계속 투어 활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부모님께 손을 벌릴 나이는 아니었고, 생각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좋은 스폰서도 만나고 성적도 좋아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3라운드 같은 조에서 맞붙었던 장이근, 박은신과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다시 결전을 벌이는 이동하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부담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장이근 선수와는 이번에 처음 경기했는데 플레이도 잘하고 시원시원하게 경기하더라. 박은신 선수는 개막전에서 챔피언조로 경기해봐서 내일도 편안하게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무리는 하지 않겠지만 소극적인 경기 운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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