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도시리즈 골든V1오픈…김승혁과 2주 연속 연장 승부

이정환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올 들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다크호스' 이정환(26)이 지난 8년의 무명 생활을 뒤로하고 결국 카이도시리즈 골든V1오픈(총상금 3억원·우승상금 6,000만원)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KPGA 투어 2017시즌 8번째 대회인 카이도 골든V1오픈은 마치 지난주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와 이어진 분위기가 연출됐다.

18일 충남 태안군 현대더링스 컨트리클럽(파72·7,15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는 기온 28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에서 치러졌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이정환과 김승혁(31)이 나흘 합계 17언더파 271타의 성적을 거둬 공동 선두를 이뤘고,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 접전 끝에 이정환이 마지막에 웃었다.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나흘 연속 선두를 지켜낸 이정환은 2015년 6월 이태희의 넵스 헤리티지 이후 2년 만에 프로 첫 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주인공이 됐다. 2009년 5월 프로에 데뷔한 지 8년 1개월 만의 우승이다.

이정환과 김승혁은 지난 11일 끝난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맞붙었다. 당시 김승혁이 연장 첫 홀에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우승을 차지했고, 이정환은 준우승했다.

이정환과 김승혁은 이번 골든V1오픈 3라운드에 이어 최종라운드에서도 박은신(27)과 함께 '3인 1조'로 맞대결을 벌였다. KPGA 투어 사상 매치플레이 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선수들이 바로 다음 대회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2주 연속 같은 선수가 연장전을 치른 것도 처음이다.

정규 4라운드에서 김승혁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선 ‘돌풍’ 이정환은 압박감 속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고, 추격했던 ‘승부사’ 김승혁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18번홀(파4)에서 계속된 연장 첫 홀에서 둘은 두 번째 샷을 비슷한 거리에 떨어뜨렸다. 버디 퍼트를 홀에 가까이 붙인 이정환이 파 세이브에 가볍게 성공했고, 바로 이어 김승혁은 파 퍼트가 홀을 돌아나오면서 승부가 갈렸다.

KPGA 투어 최장신(188cm)인 이정환은 2007년과 2008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뒤 2010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했다. 2015년 2월 PGA투어 차이나 큐스쿨을 2위로 통과해 2015년, 2016년 중국을 주 무대로 활동했던 그는 올 시즌에도 중국 시드가 있지만 국내 대회에 집중한 결과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정환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6개 대회 참가해 모두 컷을 통과했고, 전남오픈 공동 5위, SK텔레콤오픈 공동 8위에 이어 우승까지 톱10에 네 차례 입상하는 꾸준함을 보였다. 아울러 현재 투어 그린 적중률 1위가 보여주듯 정교한 샷이 강점이다.

또한 군 전역하고 9월 복학 때까지 형의 캐디백을 메기로 한 친동생 이정훈 씨(23)와 함께했기에 더욱 값진 우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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