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동반 경기한 김민선과 백규정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두터운 라인업으로 어느 해보다 큰 인기를 누렸다. 상금랭킹 10위 안에 김효주, 허윤경, 이정민, 전인지, 백규정, 장하나, 이민영, 고진영, 김하늘, 김세영이 차례대로 이름을 올렸다. 한 마디로 실력과 노련미 혹은 패기와 열정을 갖춘 인기 스타들의 집합소였다. 이들 중 김효주와 전인지, 백규정, 장하나, 김세영은 미국으로 진출했고, 이민영과 김하늘은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특히 그 해 1995년생 신인 3인방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백규정(22)과 고진영(22), 김민선(22)은 5승을 합작하며 신인 돌풍을 일으켰다. 또 이들 셋은 늘 붙어 다니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신인왕을 차지했던 백규정은 혼자 3승을 쓸어담았고, 고진영과 김민선도 각각 1승씩 거뒀다. 당시 이들과 함께 데뷔했던 박성현(24)은 삼총사의 기세에 밀려 우승은 제쳐두고 이목을 끌지 못했다.

불과 3년 전이지만 지금과 비교해 보면, 2014시즌 루키 4명의 상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13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 첫날 고진영과 김민선, 백규정은 같은 조에 편성됐다. 이들 셋의 동반 라운드는 2년 5개월만이다.
이날 공동 11위(2언더파 70타)로 셋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고진영은 "2014년 11월 (시즌 최종전) 포스코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셋이 같이 경기한 게 마지막이었던 것이 같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2014년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백규정이 이듬해 무대를 미국으로 옮기면서 이들 셋은 함께 경기를 치를 일이 없었다. 지난 2년간 미국에서 고군분투한 백규정은 LPGA 투어를 접고 올해부터 국내에서 뛰기로 했다. 삼천리 투게더 오픈은 백규정의 국내 복귀전인 셈이다.

이 때문에 대회 경기위원회는 이들 3인방이 1·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하도록 배려했고, 올 시즌 다수의 인기스타들이 빠진 KLPGA 투어에서 흥행조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도 동시에 누렸다.

지난해 대상 1위, 상금 2위에 오르며 올해 여왕 1순위로 꼽히는 고진영은 "친구를 만나서 반갑다. 새내기 때 생각이 난다"고 말했고, 늘 유쾌한 김민선은 "서로 싸우다 끝났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리고 감회가 남달랐을 백규정은 "친구들이 반겨주니 마음이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에 이어 김민선이 공동 24위, 백규정은 공동 48위에 자리했다. 장타 부문 1위를 예약한 김민선은 8번홀(파5) 벙커샷 이글을 앞세워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1오버파 73타를 친 백규정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지만 잘 막은 것 같다. OB(아웃오브바운즈)로 2타를 잃은 것 빼곤 괜찮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세 선수가 올해 KLPGA 투어 흥행수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