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이보미의 인스타그램. 미국에 도착한 이보미가 공개한 사진.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일본과 미국 그린에서 최고의 여제로 불리는 이보미(29)와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0·한국이름 고보경)가 나란히 컷 탈락의 상처를 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로 향했다.

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파72)에서 개막해 나흘 동안 열전을 벌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70만달러)에 출전한다.

다른 선수보다 일찍 짐을 풀고 대회 준비를 하게 된 것은 지난주 대회에서 컷오프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일본 최강자 이보미, 낯설지 않은 코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2년 연속 상금왕과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던 이보미는 지난 25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의 UMK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JLPGA 투어 악사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 둘째날 17번홀까지 보기만 5개를 쏟아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2라운드 합계 4오버파 148타를 기록해 공동 62위로 처지면서 3라운드 진출을 하지 못했다. 그날 샷의 방향이 컨트롤 되지 않았던 이보미는 “버디 기회가 거의 없었다”면서 “예선을 통과하더라도 좋은 플레이를 하기 힘들거라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랭킹 18위 이보미는 ANA 인스퍼레이션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작년에도 이 대회에 나섰던 그는 2라운드에서 66타를 쳐 한때 우승 기대를 부풀렸다가 공동 10위로 마감했다. 특히 이보미는 대회가 열리는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서 해마다 동계 훈련을 해왔기에 이곳이 낯설지 않다. 오랜만에 LPGA 투어 나들이에 나선 이보미가 좋은 성적표를 들고 JLPGA 투어에 복귀할지 관심이 쏠린다.


흔들리는 1인자, 리디아 고

타이틀 방어에 나선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최근 하락세에 빠진 경기력이 고민이다. 그도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기아 클래식 3라운드와 최종라운드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1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치고 공동 81위에 머물렀던 리디아 고는 대회 이틀째 2라운드에서 16번홀까지 이븐파로 컷 통과 가능성이 있었으나 마지막 2개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연속으로 놓치는 바람에 중간합계 2오버파 146타를 기록, 1타 차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지난 1년 9개월 동안 한 번도 컷 탈락이 없었던 리디아 고는 “나는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오늘 볼 스트라이킹이 그리 좋지 않았다. 드라이버샷은 잘 때렸지만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마지막 몇 개 홀에서는 퍼팅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리디아 고는 좀처럼 2연패를 허용하지 않는 대회 징크스와도 맞서야 한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해 대회 2년 연속 우승한 선수는 2002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14년째 없다.

더욱이 ‘넘버원’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세계랭킹 2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은 작년 대역전패의 설욕과 함께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노린다. 지난해 당시만 해도 우승 경험이 없었던 주타누간은 이 대회 최종 라운드 9~11번홀에서 3개 연속 버디를 쓸어 담아 순식간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16, 17번, 18번 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쏟아내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주타누간이 정상에 오르고 리디아 고가 성적이 나쁘면 세계랭킹 1위가 바뀔 수 있다. 리디아 고로서는 어느 때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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