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R
9번홀에서 러프→러프→벙커 '악몽'
매킬로이·파울러, 3R서 '껑충'… 선두는 키스너·호프먼

왕정훈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70만달러) 사흘째 경기에서 인기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키 파울러(미국)가 순위를 크게 끌어올린 가운데 한국 선수들이 부진한 플레이를 보였다. 특히 왕정훈(23)은 최악의 사고와 함께 미끄러졌다.

최근 한국 남자골프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왕정훈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전날 공동 8위보다 31계단 내려가 공동 39위에 자리했다.

이날 왕정훈은 버디 4개를 잡았으나 보기 1개와 더블보기 1개를 추가했고, 특히 9번홀(파4)에서는 한번에 무려 6타를 잃는 '섹스투풀(sextuple) 보기'를 기록했다. 첫 번째 티샷이 왼쪽 러프에 들어가 벌타를 받고 친 두 번째 샷도 똑같이 러프에 떨어졌다. 이후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공략했지만 그린 뒤 러프에 들어갔고, 러프를 탈출한 공은 다시 그린과 왼쪽 사이드 벙커에 빠지는 등 불운의 연속이었다.

겨우 6타 만에 그린 위에 올라왔지만, 왕정훈은 이미 마음이 흔들린 듯 짧은 퍼팅도 연속해서 실패하며 파에서 6타를 넘긴 10타 만에 9번홀을 벗어날 수 있었다. 전날 뛰어난 퍼팅감을 앞세워 순위를 끌어올렸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왕정훈은 결국 3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써내면서 중간합계 이븐파 216타가 됐다.

3라운드에서 2타를 더 잃은 김시우(22)와 3타를 잃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도 왕정훈과 함께 공동 39위(이븐파 216타)에 자리했다.

사흘 동안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적어낸 케빈 키스너, 찰리 호프먼(이상 미국)가 공동 선두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세계랭킹 3위 매킬로이는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버디 7개를 뽑아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중간합계 6언더파 210타가 된 매킬로이는 전날보다 38계단 상승한 공동 8위에 랭크됐다. 공동 선두와는 5타 차이다. 정교한 아이언샷과 안정된 퍼트로 무장한 매킬로이는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후반 10번홀부터 12번홀까지 3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고, 마지막 2개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파울러 역시 7언더파를 몰아쳤다.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 담았고, 3번홀(파4)에서 티샷이 워터해저드로 향하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적어낸 게 흠집이었다. 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전날보다 47계단이나 도약한 순위다.

한편 오랜 기간 이 대회를 주최해온 ‘골프 전설’ 아놀드 파머가 지난해 9월 타계한 후 처음 열리는 올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는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필 미켈슨(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 등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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