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24)이 4일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시원시원한 장타와 '닥공(닥치고 공격)' 스타일을 앞세운 '슈퍼 루키' 박성현(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공식 데뷔전에서 첫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쓸어 담아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타수상의 영예를 안고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던 박성현은 예정보다 다소 늦게 LPGA 투어에 정식 멤버로 첫발을 내디뎠다. 작년 11월 6일 KLPGA 투어 팬텀 클래식을 끝으로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그는 4개월에 가까운 긴 공백 때문에 실전감각 하락 우려 속에 첫 무대에 등판했다. 그러나 지난 2일 개막한 2017시즌 4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사흘 연속 68타를 적어내면서 그동안의 기우를 한번에 날렸다.

박성현은 지난해 LPGA 투어 진출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에서는 아직 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미국에 진출해서도 '박성현 스타일' 유지해 내 존재를 각인시키겠다"고 포부를 전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겨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스윙과 쇼트게임 등을 가다듬으며 결전을 기다려온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닥공 스타일 골프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4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 탄종 코스(파72)에서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3라운드가 끝난 뒤 박성현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 앞서 '15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던 그는 남부럽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우승까지 바라보게 됐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선두 미쉘 위(재미교포), 같은 공동 2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교포)과 함께 챔피언조에 편성된 박성현은 "(LPGA 투어 최종일 챔피언조가) 낯선 경험은 아니다"며 "(정식 멤버로서, 시즌으로) 첫 대회인데도 잘 풀어나가고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비회원 신분으로 7차례 출전한 것을 포함해 이 대회 직전까지 LPGA 투어에 8차례 출전했다. 작년에는 3차례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다. 기아클래식에서는 리디아 고와 챔피언조에 편성됐고,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최종라운드 마지막 조로 출발했다. 2015년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공동 선두로 4라운드에 진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렀다. 즉 이번 대회를 포함하면 9차례 LPGA 투어 대회에 나서 5번이나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르는 셈이다.

박성현은 지난해 LPGA 투어에서 뛰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7번이나 출전해서 그런지 어색한 느낌은 없다"면서 "오늘 동반 경기한 미쉘 위 언니가 한국어로 말을 건네면서 잘 대해줘 편했다"고 말했다.

늘 자신의 샷과 경기 내용에 대해 짠 점수를 주었던 박성현은 3라운드 경기 내용에 대해 "나쁘다고 할 순 없어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고 자평하면서 "오늘은 퍼팅이 잘되지 않아서 최종 라운드에서는 퍼팅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초반 3번홀까지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이후 좀처럼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박성현은 "10번홀 두 번째 샷을 앞두고 낙뢰 경보로 경기가 한동안 중단된 게 그나마 떨어진 퍼팅 감각을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쉬는 동안 퍼팅 연습을 했더니 경기 재개 이후 10번홀(파4)에서 곧바로 버디가 나왔다.

박성현이 전망하는 우승 여부는 '그린에 얼마나 많이 볼을 올리느냐'다. 이날 18번 중 5차례 그린을 놓쳤던 그는 "3라운드에서 그린 미스가 좀 있었는데, 최종일에는 파 온만 잘 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만약에 우승하면 소감이나 공식 기자회견은 한국어로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