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오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13승

더스틴 존슨(미국)이 PGA 투어 제네시스오픈 우승컵을 들고 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더스틴 존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입상 10년 만에 '넘버원' 왕좌에 등극했다. 매 시즌 우승을 기록하는 등 지난 10년간 꾸준하게 정상급 실력을 보였다는 증거다.

우승으로 화려한 세계랭킹 1위 대관식

존슨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골프장(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존슨은 공동 2위인 토마스 피터스(벨기에), 스콧브라운(미국·이상 12언더파)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존슨의 시즌 첫 승이자 PGA 투어 통산 13번째 우승이다.

세계랭킹 1위였던 제이슨 데이(호주)가 이번 대회에서 하위권(공동 64위)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세계랭킹 3위였던 존슨이 데이와 부상으로 개점휴업인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밀어내고 왕좌에 올랐다.

존슨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은 예고됐다.

'차세대 골프황제' 자리를 노리는 톱스타 가운데 데이가 지난해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반면, 존슨은 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따냈고, 메이저에 버금가는 상금이 걸린 특급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과 정상급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BMW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큰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으로 최저타수 부문 1위에 오른 존슨은 결국 2016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를 차지하며 세계 남자골프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약물·벌타 논란, 실력으로 극복한 존슨

193㎝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로 330야드 이상을 가볍게 넘기는 장타자 존슨은 데뷔 첫 해인 2008년 터닝스톤 리조트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린 이후로 매년 1∼2승을 추가하며 세계적인 골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3년 WGC 시리즈 HSBC 챔피언스 우승을 거두고, 같은 해 7월 캐나다 오픈 출전을 끝으로 돌연 약 1년간 투어 활동을 중단하면서 약물 징계설, 코카인 복용설 등 각종 의혹을 받았다.

존슨은 2015년 1월 약혼녀 폴리나 그레츠키(캐나다) 사이에서 아들 테이텀을 얻은 이후인 그해 2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복귀했다. 그리고 한 달 가량 지난 3월 WGC 대회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복귀 이후 첫 승을 올리면서 다시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부터 달라진 골프 규칙에는 일명 'DJ(더스틴 존슨) 룰'이 있다.

지난해 6월 제116회 US오픈 마지막 날, 메이저 첫 우승을 바라보던 존슨이 4라운드 5번홀(파4)에서 파퍼트를 할 때 공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당시 존슨은 "어드레스를 하기 전에 공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밝혔으나 경기위원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판정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다.

벌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 속에서 남은 홀을 돌았던 존슨은 경기를 다 마치고 난 뒤에야 1벌타를 받았다. 다행히 공동 2위 그룹을 압도적인 차로 따돌렸기에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위원의 판단 지연과 이 벌타 부과는 골프계의 큰 논란이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골프협회(USGA)가 잘못을 인정하면서 공식적으로 존슨에게 사과했다. 또 이 사건으로 골퍼가 퍼팅 그린 위에서 '우연히 움직인 볼'에 대해서는 벌타가 없어진다는 로컬 룰이 마련됐다.


타이거 우즈의 아성에 도전장

1984년생으로 오는 6월 22일 만 33세가 되는 존슨은 이날 우승으로 PGA 투어에서 통산 13승을 이뤘다. 존슨이 데뷔한 2008년 이후 존슨보다 더 많은 승수를 거둔 선수는 18승의 우즈밖에 없다. 지난해 현역 프로골퍼 중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매킬로이도 존슨과 함께 13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PGA 투어 2승을 거두면서 재도약을 예고한 매킬로이는 그러나 올해 초 대회부터 늑골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계획에 차질을 빚은 반면 존슨은 갈수록 최고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묘한 대비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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