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최연소 MVP·상금왕 리디아 고 '완벽함을 목표로 노력'
출국때까지 클럽 안 잡고 맛집 투어 및 휴식

리디아 고(18·뉴질랜드)가 30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고려대 프로암 나눔골프대회에서 참석했다. 사진은 2015년10월15일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골프 이외에) 세상의 좀 더 다른 면을 보고 싶었어요. 다른 학생들처럼 매일 학교를 안 가니까 완벽한 학생은 될 수 없어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더 배우고 싶었어요."

아마추어 시절부터 각종 최연소 기록을 쓰고 올 시즌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연소 올해의 선수 수상 기록까지 작성하며 세계여자골프를 제패한 '골프 천재' 리디아 고(18·뉴질랜드). 남들처럼 평범한 대학시절을 보낼 수 없지만, 그는 긴 이동시간으로 악명높은 LPGA 투어에서 활동하서도 리포트 과제를 빼놓지 않은 '모범생'으로도 유명하다.

30일 경기 성남의 남서울 골프장에서는 고려대 주최 'KU프라이드 프로암 나눔골프대회'가 열렸다. 올해 고려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15학번 리디아 고는 한 해를 되돌아 봤다.

치열한 경쟁을 펼친 한 시즌을 끝내고 지난 27일 입국한 리디아 고는 서울과 할아버지 댁이 있는 제주를 오가며 한 달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늘을 끝으로 오는 28일 출국 때까지 클럽을 잡지 않고 푹 쉴 것"이라는 리디아 고는 "요리 프로그램을 매우 좋아한다. (스타 셰프인) 이연복·최현석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는 꼭 가볼 것"이라면서 활짝 웃었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옅은 노란색으로 염색까지 한 리디아 고는 "골프를 치느라 피부톤이 어두워졌다"며 "어제 미용실에 들러서 예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렇게 짧게 자른 적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2015시즌 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5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상금으로만 280만달러(약 32억원)를 벌어 상금왕에 올랐다. 그와 별도로 시즌 성적에 따른 포인트(CME 글로브 레이스) 1위 보너스 100만달러는 2년 연속 받는 행운도 안았다.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쳐 50만달러의 소속사 보너스도 챙겼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퍼트 실력이 향상된 게 도움이 크게 됐다고 했다. "우승한 대회에서는 3m 가량의 퍼트는 거의 다 넣었다"면서 "지금의 퍼트를 더 안정적으로 굳히는 게 내년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그린 적중시 퍼트 수가 1.777개로 전체 6위였던 리디아 고는 올 시즌은 1.744개로 줄여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부문 1위(1.745개)였던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올해는 같은 기록을 내고도 3위로 밀린 것과 상반됐다. 즉 퍼트에서 '달인'으로 불리는 박인비가 제자리걸음을 했다면, 이번 시즌 1위(1.738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리디아 고의 실력이 향상된 것이다.

리디아 고는 그러나 "박인비 언니의 멘털과 퍼트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인비 역시 최근 "리디아 고의 100야드 안쪽 어프로치 샷은 단연 최고다. 부럽기도 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올해 대학교 공부와 프로골프 생활을 병행한 리디아 고는 "학기 초에 리포트 숙제가 많았다. 프로생활을 같이하느라 힘들었지만 숙제는 거의 다 제출했다"고 말했다.

"13년간 골프를 했는데 또 골프 관련 공부를 하기는 싫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리디아 고는 많은 학과 중에 심리학을 선택한 이유로 "내가 골프를 친 만큼 앞으로 더 선수생활을 한 뒤에는 뭘 할까 생각을 많이 했다"며 "영문학 등 다른 과목도 많지만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다. 심리학이 어려운 학문이기는 하지만 은퇴한 뒤 다음에 할 일에 도움을 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생들처럼 완전하게 공부할 수는 없어도 조금이나마 배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아직 스무살이 되지 않았지만 골프에 대한 리디아 고의 생각은 나이를 잊게 하는 연륜이 묻어 있다. 그는 "골프에 완벽이라는 것은 없다. 다른 분들이 저보고 완벽한 골프를 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그대로 홀에 들어가지 않는 한) 그린에 올라가서 퍼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완벽은 아니다. 완벽하게 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은 힘들다. 그게 골프의 매력이다"고 했다.

내년에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한 가지 과제가 더 주어진 리디아 고는 시즌 최종을 마쳤을 때 "올림픽이 정식종목으로 다시 채택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내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메이저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한 달 뒤 미국 올랜도로 출국해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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