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하임컵의 위대함을 내가 훼손한 것처럼 느꼈다"

'컨시드 논란'을 일으킨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재미교포 앨리슨 리(19)를 따로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2014년10월17일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2015 솔하임컵에서 '컨시드 논란'을 일으킨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재미교포 앨리슨 리(19)를 따로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 무대로 활약하는 세계랭킹 8위 페테르센은 최근 미국 골프채널의 '골프 센트럴' 프로그램에 출연해 "앨리슨 리는 내가 올해 아시아권 대회에 가면 가장 먼저 만나야 할 사람 가운데 한 명"이라며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페테르센이 언급한 아시아권 대회란, 오는 8일 개막하는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한국, 대만, 중국, 일본에서 연이어 열리는 '아시안 스윙'이다. 

페테르센과 앨리슨 리가 껄끄러운 사이가 된 것은 지난달 20일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린 솔하임컵 마지막 날 포볼(2인 1조로 각자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경기에서다. 앨리슨 리는 짧은 파 퍼트에 대해 컨시드를 받은 것으로 알고 공을 집어들었지만, 페테르센이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해 앨리슨 리가 벌타를 받았다. 당시 여러 정황상 페테르센의 언행이 도마에 올랐다.

결국 이 경기에서는 페테르센과 찰리 헐(잉글랜드) 조인 유럽팀이 승리했지만, 여기에 자극을 받은 미국 대표팀이 이후 대반격에 나서 올해 솔하임컵은 미국의 대역전승으로 끝났다.

특히 대회가 끝난 뒤에도 주위로부터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던 페테르센은 이보다 앞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당시 독일을 떠나기 전에 미국 대표팀 단장인 줄리 잉크스터를 만나 따로 미안하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페테르센은 "내가 스포츠맨십을 저버리고 골프라는 종목에 대한 진실성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아 마음이 아팠다"며 "평소 그런 부분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 만큼 스포츠맨십을 저버린 선수로 기억된다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나는 평소에도 필드 위에서는 끝까지 싸우는 스타일이라 웬만해서는 잘 웃지도 않는 편"이라고 당시 승리에 집착했던 이유를 해명하며 그러나 "그날은 잠자리에 들면서 '나는 오늘 옳은 일을 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페테르센은 "솔하임컵의 위대함을 내가 훼손한 것처럼 느꼈다"면서 "동료 선수들이 '휴대전화 메시지나 SNS 글을 절대로 보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결국 그것을 보고는 울음이 터질 정도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유럽팀 동료인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마저 라커룸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는 것이다.

페테르센은 또 그 사건이 벌어진 뒤 필 미켈슨(미국), 재미교포 미셸 위와 대화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반대로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로라 데이비스(영국)의 비판에는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데이비스는 당시 페테르센의 행동에 대해 '역겨운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페테르센은 "데이비스는 나의 롤 모델이었고 평소 존경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나에게 더 큰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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