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7·KB금융)와 최나연(28·SK텔레콤)이 2015시즌 상반기 LPGA 투어에서 각각 3승과 2승을 올리면서 한국 선수들의 우승을 견인했다. 사진은 2014년10월17일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한국 국적 선수들은 6월 2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LPGA 투어 올 시즌 개막전(코츠 골프 챔피언십)부터 상반기 마감전인 아칸소 챔피언십까지 16개 대회에서 9개의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표는 2014년과 2015년 상반기 우승자 비교. ⓒ골프한국
[골프한국] 최나연(28·SK텔레콤)이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16번째 대회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재역전극을 펼치며 우승, 올 시즌 개막전(코츠 골프 챔피언십)과 상반기 마감전 우승트로피를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5시즌 상반기 16개 대회 중 한국 9승

지난해와 비교해 2015시즌 상반기 한국 선수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올해 신설된 코츠 챔피언십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상반기 15개 대회 중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3승과 재미교포 미셸 위의 롯데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총 8개 대회에서 미국 국적 선수가 우승을 쓸어 담았다. 늦게 발동이 걸린 한국은 6월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에서 박인비(27·KB금융)의 시즌 첫 승이 터질 때까지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늘 우승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번번이 최종라운드에서 뒷심 부족으로 우승자 명단에 오르지는 못한 것. 선수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국내 팬들도 속이 탔다. 하지만 우승 물꼬가 터지자 지난해 상반기 막판부터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고, 박인비는 작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옛 LPGA 챔피언십)까지 2개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슈퍼 루키들 합세로 더 강력해진 파워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16개 대회에서 미국이 단 2개의 우승으로 체면치레한 사이 한국 선수들은 시즌 초반부터 시원시원하게 우승을 뽑아내 9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시즌 3승째인 에이스 박인비를 비롯해 한동안 우승 가뭄에 시달렸던 최나연(2승), 양희영(1승) 등 기존 LPGA 멤버들이 '언니'답게 우승 사냥에 앞장섰다. 여기에 올해 LPGA 투어에 합세한 루키들의 활약이 LPGA 투어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며 한국의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박인비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단일 메이저대회 3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골프 천재' 김효주(1승)의 우승은 예상됐지만, 김세영(22·미래에셋)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기대 이상이다. 조금의 망설임 없이 공격적으로 이글과 버디를 사냥하는 김세영은 벌써 시즌 2승을 올렸다. 아울러 앞선 두 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경쟁했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이며 메이저 우승을 예약한 상태다. 국내 투어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매력을 보면서 '김세영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다.
김효주는 현재 평균 타수 3위(69.72타)와 그린 적중시 퍼트수 3위(1.75개)를 앞세워 12개 출전한 대회에서 7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LPGA 인기몰이

자국 땅에서 펼쳐지는 대회에서 최종일 외국 선수들만 우승 경쟁을 벌인다면 흥미나 감동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경과 인종, 나이 등을 초월할 수 있는 흥미거리와 볼거리 등의 가치를 제공된다면 국적을 따질 필요가 없게 된다. 현재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평정하고 있는 이보미(27)의 경우가 그렇다. 올 시즌 나선 15개 대회에서 우승 두 번에 준우승 다섯 번으로 상금랭킹 1위, 올해의 선수 격인 메르세데스 랭킹 1위를 포함해 주요 타이틀 부문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이보미는 일본에서 자국 선수보다 더 인기 있는 외국 선수로 통한다.
과거 타이거 우즈(미국)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경기력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이는 프로 선수의 차원을 넘어선 영웅이나 신화의 경지다. 하지만 우즈 같은 선수가 나오려면 100년을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 
따라서 (절대적인 경기력이 아닐지라도) 프로 선수들은 뛰어난 경기력에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힐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인들에게 사랑 받는 왼손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이나 K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허인회(28·상무)의 경우는 독창적인 경기 진행 방식으로 인기가 높다. 늘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없지만 결정적일 때는 자신만의 멋진 샷을 연출한다.

올 시즌 LPGA 투어 최종라운드에서는 한국 선수들끼리 우승 경쟁을 벌인 경우가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식상하지 않았던 것이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치열했고, 김세영이나 최나연처럼 결정적인 한방으로 대역전극이 펼쳐지면서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오는 9일 메이저대회 US 여자오픈으로 시작되는 하반기도 상반기 못지 않은 한국 선수들의 멋진 경기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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