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골프챔피언십 캐딜락 매치플레이 사흘째 조별리그

미겔 앙헬 히메네스(51·스페인·사진)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TP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매치플레이 사흘째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키건 브래들리(29·미국)의 캐디에게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세계 정상급 선수들만 모인 특급 대회에서 동반 플레이어의 캐디에게 막말을 내뱉는 낯뜨거운 장면이 연출됐다.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TP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매치플레이 사흘째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미겔 앙헬 히메네스(51·스페인)와 키건 브래들리(29·미국). 17번홀까지 히메네스가 1홀을 앞서 있었다. 이어진 18번홀(파5)에서 브래들리의 티샷이 왼쪽으로 밀리면서 골프장 내 펜스 근처에 떨어졌다. 이 공을 드롭하는 과정에서 히메네스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히메네스가 브래들리의 캐디인 스티브 헤일을 향해 "닥쳐(Shut Up)"라고 말했고, 이에 발끈한 브래들리가 히메네스에게 "내 캐디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고 항의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히메네스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결국 경기에서도 2홀 차로 이겼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히메네스와 브래들리 사이에는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두 사람은 홀아웃하면서 내키지 않는 악수를 하긴 했지만,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브래들리의 캐디인 헤일은 끝내 히메네스의 악수를 거부했다.

히메네스는 "경기가 끝난 만큼 더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을 피했으나 브래들리는 "히메네스가 나와 캐디에게 무례했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브래들리는 "내가 경기위원과 규칙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상황에서 히메네스가 끼어들었다"며 "그것은 부적당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히메네스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브래들리는 "물론 훌륭한 선수로서 히메네스를 존경한다"면서 "다만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히메네스가 브래들리의 드롭 상황에 대해 지적하고 나선 것은 이날 13번홀(파3)에서 자신의 드롭 상황에 대한 판정에 불만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홀에서는 브래들리가 버디를, 히메네스가 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둘은 3일 열린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34위인 브래들리는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고, 히메네스는 같은 조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세계 69위인 히메네스는 지난해 5월 스페인 오픈에서 유럽 투어 최고령 우승기록(50세133일)을 갈아치운 바 있다.

마크 러셀 PGA 투어 부회장은 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신사의 스포츠인 골프에서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골프 역시 상대에게 지고 싶지 않은 스포츠기 때문에 이런 일이 처음 일어난 것도 아니고 아마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고 촌평했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925만달러(약 99억3천만원)과 우승상금 157만달러(약 17억원)가 걸린 '특급 대회'다. 특히 4라운드 스트로크 플레이가 아닌 1대1 맞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매치플레이 방식이어서 선수 간의 신경전이 더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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