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역대 최연소로 올해 신인왕을 받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가 2014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2014년10월17일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리디아 고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4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17세 천재 골퍼 리디아 고(17·한국이름 고보경)의 우승으로 끝났다.

대회 개막 전까지는 올해의 선수, 상금, 평균 타수,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등 각종 타이틀 부문에서 1위를 달렸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뒤를 쫓던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대결 구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막상 리디아 고의 드라마 같은 역전극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시즌까지는 '올해의 선수' 수상이 LPGA 투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이번 시즌에는 단연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도 그럴 것이 초대 수상자라는 영예와 함께 메이저대회 2~3배에 해당하는 100만 달러의 보너스 때문이다. 올해 신설된 이 제도를 위해 LPGA 사무국은 투어 대회마다 각 선수가 올린 성적에 포인트를 매긴 뒤 시즌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포인트를 재조정했다.
결국 재조정된 시즌 포인트와 최종전 성적에 따른 포인트를 합쳐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우승자를 정한다. 이에 따라 1위 루이스(5,000점), 2위 박인비(4,500점), 3위 리디아 고(4,000점), 4위 미셸 위(3,600점), 5위 유소연(3,200점), 6위 최운정(2,000점) 등의 순위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나섰다. 그리고 대회 우승자에게 3,500점, 준우승자에게 2,400점을 부여하는 등 40위에 오른 선수에게까지 포인트를 주었다.

시즌 전체 1위를 뜻하는 영예와 우승 상금 50만 달러 외에 부수적으로 받는 이 상금은 시즌 막판에 지쳐 있을 선수들의 의욕을 돋구기에 충분했다. 선수들은 저마다 대회 우승에 열의를 보이면서 상금으로 하고 싶은 희망사항들을 가슴에 품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린 리디아 고는 "보너스 상금을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기량을 모두 펼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하며 오히려 담담해 보였다. 선두보다 3타 뒤진 공동 5위로 3라운드를 마쳤을 때도 "경기 중에는 오로지 버디 잡을 생각만 한다"며 "최종라운드에서도 오늘처럼 즐기면서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는 대회 첫날부터 퍼트 난조로 고전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고, 루이스는 비록 대회 우승은 하지 못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1위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각 대회 시즌 포인트 합계로 정해지는 만큼 상대 선수의 최종 성적에 따라 우승의 여지는 있었기 때문이다. 대회 마지막 날 우승자가 가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먼저 경기를 끝낸 루이스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좋은 소식이 곧 도달할 것'이라고 적힌 작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전날 중국 식당에서 얻은 '포춘 쿠키' 안에 들어있던 종이였다. 그러나 '좋은 징조'라는 루이스의 믿음은 오래 가지 못했다. 보너스든 명예든 흔들림 없이 바로 앞에 놓인 볼에만 집중한 리디아 고가 연장전 4번째 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는 우승 후 "경기에 집중하느라 잘 몰랐는데, 누군가가 "네가 곧 100만 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알려줘서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연장전을 4차례나 치른 것이 처음이었던 리디아 고는 "오늘은 보기 없이 버디만 잡자는 생각으로 나섰다. 예상대로 잘돼 다행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스윙을 바꾼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익숙하게 다듬어야 하고 쇼트 게임도 보완해 내년에도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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