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대만의 거센 도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골프 종목 한국대표팀 최종 성적
[골프한국]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해온 한국 골프가 더이상 절대 강자가 아님을 잘 보여주는 자리였다.

28일 막을 내린 골프 종목에서 한국은 여자 개인전에서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남자 개인·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다.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연속으로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석권하며 골프 전 종목에 걸려있는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던 한국은 올해도 많은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남자는 대만이 강자였고, 여자는 태국이 복병이었다. 결국 여자 개인전에서 박결(18·동일전자고)이 금메달 한 개를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태국 여자 골프의 상승세는 이미 예상됐다. 지난 7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은 우승을 노렸지만 8개 참가국 중 3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세계 여자 골프계에 실력의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폰아농 펫람, 자매 골퍼인 에리야·모리야 쭈타누깐 등은 대표적인 태국 선수들이다. 이들은 특히 단체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역대 LPGA 투어에서 태국의 우승은 없지만, 조만간 LPGA 투어 태국 초대 챔피언의 탄생도 예상된다.

이런 형세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태국은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을 제치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골프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마지막 날 박결에게 역전 당한 붓사바콘 수카판(태국)은 여자 개인전 은메달, 수파마스 상찬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국은 대만, 한국에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했다.

태국 골프의 변화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들의 자세와 철저한 훈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이달초 열린 세계아마추어골프 팀선수권에 1.5진을 보냈고, 같은 기간에 이번 대회 출전하는 1진 선수들은 아시안게임 대회장인 드림파크 골프장을 찾아 코스를 파악하는 적응 훈련을 했다.

당시 세계아마추어골프 팀선수권에서 단체전 3위에 올랐던 한국은 28위에 그친 태국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크게 경계하지 않은 것도 패인 중 하나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태국 선수들의 샷은 달랐다. 꾸준한 훈련으로 정교함을 보탰고 안전함보다는 핀을 직접 공략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를 잡아냈다. 드림파크 골프장은 코스 난도가 낮은 편이어서 버디를 얼마나 기록하는지가 금메달을 따는 관건이었다.

남자부에서는 예상대로 대만이 강세를 보였다. 여자 골프는 쩡야니가 세계 정상을 제패하며 이름을 떨쳤으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만 남자 골프는 이번 대회를 위해 호주 코치 2명을 초빙해 대표팀을 1년 동안 훈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대만은 올해 네이버스컵, 세계아마추어골프 팀선수권,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한국을 상대로 세 번 모두 이겼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골프가 평준화 되는 시점에서 한국이 신체적 조건이 비슷한 아시아권 선수들과 싸워서 이기기 위해서는 시스템 측면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강도 깊게 고민할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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