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전 세계 이목이 스코틀랜드의 영국연방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쏠렸던 날 골프계에도 중요한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의 안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클럽이자 '골프 발상지'로 통하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의 로열 앤드 에인션트 골프클럽(R&A)이 지난 260년간 금지해온 여성 회원의 입회를 허용할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로열 앤드 에인션트 골프클럽은 18일(현지시간) 전 세계 R&A 회원 2천400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를 발표했는데, 회원의 85%가 '금녀의 벽'을 허무는데 찬성했으며 나머지 15%만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1754년 설립된 이 골프클럽은 4대 메이저골프대회 중 하나인 브리티시오픈을 주관하고, 미국골프협회(USGA)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골프 규칙을 제·개정하는 등 세계 골프계의 중추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여성의 위상 변화에 따라 여성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대회 스폰서와 각계각층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R&A는 지난 3월 회원들에게 9월 여성 회원을 받는 것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다는 내용과 함께 "사회와 골프의 변화에 따라 여성 회원을 받아들여야 할 시대가 왔다"는 내용이 포함된 여성의 입회 허용을 권고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전 세계 골프장 중 가장 보수적인 클럽으로 이름난 미국의 오거스타 내셔널은 2012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 등 2명을 첫 여성 회원으로 받아들여 골프계는 떠들썩하게 했다. 여자 회원에겐 철옹성 같던 메이저대회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자, R&A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브리티시오픈을 개최하는 골프장 중 남성들만 회원으로 받는 골프장은 이제 뮤어필드와 로열 세인트 조지 두 곳만 남았다. 로열 앤드 에인션트 골프클럽의 여성 회원 허용 방침이 결정되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피터 도슨 R&A 회장은 "오늘은 로열 앤드 에인션트 골프클럽의 역사상 대단히 중요하고 긍정적인 날"이라며 "R&A는 260년 동안 골프라는 스포츠에 기여해왔다. 앞으로도 남자와 여자 모든 회원의 성원을 받으며 그런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이 즉각적으로 효력을 발생한다며 대기자 명단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수개월 안에 1차로 상당수 여성이 빠른 절차를 거쳐 회원으로 등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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