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이 아빠 류현우(33)는 한국과 일본 골프투어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30대 기수로, 가장으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그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노력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지치지 않는 슈퍼맨이 바로 류현우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류현우는 KPGA 투어 30대 대표 기수다. 일찍이 골프 선수로 재능을 펼친 것은 아니지만 그는 군제대 후 잘나가던 레슨프로에서 과감히 프로로 전향했다. 늦깎이 골퍼로 우리 앞에 나타난 그는 지난 시간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소회했다. 타고난 근성 하나로 한국과 일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류현우의 활약은 모두 스물아홉 이후에 얻은 성과다. 세상에 깜짝 스타란 말은 없다. 그 이면을 살펴보면 인고의 시간들이 숨어있다.

류현우는 “타고난 재능은 축복이겠지만 골프에는 더 잘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참말 같아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올인 할 수 있고, 결과를 떠나 만족할 수 있죠”라며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필코 미국 무대를 밟아보리란 포부도 내비췄다. 정말이지 거침없는 도전 정신이 그의 인생의 8할 같았다.

다승이 아빠, 류현우는 길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노력의 결실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대기만성의 아이콘 류현우의 활약에, 그의 도전 정신에 더 큰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의 모습을 보고 힘을 얻을 꿈나무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 대기만성 슈퍼맨, 류현우
투어 프로가 되면 마냥 좋을 줄 알았지만 늦깎이 골퍼 류현우에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한 그는 골프로 성공해야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 그리고 노력이라는 두 글자만 가지고 뛰어들었다. 조바심 내지 않고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마음으로 달려온 류현우. 그에게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언제일까?”라는 질문에 그는 “매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는 현답을 내놨다.


‘류현우는 기복이 없는 선수’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일관성 있는 플레이의 노하우는.
쇼트게임과 퍼팅이 기복이 없는 편이다. 아마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일 거다. 연습만이 살 길이다. 그게 진리인 것 같다. 언제 어디서든 연습할 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해야 한다는 것은 머릿속에 박혀있다. 연습을 해도 안 되면 더 노력해야 하는 거다. 골프에서 영원한 스타, 언제나 잘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2009년 스물아홉 살 첫 승을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남들은 아홉수라고 하는데 말이다. 무명시절, 잘나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흔들린 적은 없는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게 투어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당연히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자극을 많이 받곤 했다. 하지만 늦은 만큼 빨리 걸어가면 되니까 부러워한 적은 없다. 누구 1명 할 것 없이 모든 선수가 선망의 대상이었다. 잘하는 친구를 보면 ‘내가 저 정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기술적인 부분들을 유심히 관찰하곤 했었다. 자세히 보면 잘나가는 선수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어느새 KPGA 투어 간판스타로 불린다. 노련해진 것 같은가.
마음은 아직 20대인데 어느새 30대 기수라고 불리더라. 우승을 하고, 우승 조에서 경기를 하고, 한국을 넘어 일본 투어를 경험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기록 종목은 천재적인 재능, 신체나이가 관건이지만 골프는 그 점에서 조금 더 유연한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 승을 올렸던 2009년 내게도 갈림길이 있었다. 자꾸만 버디 기회를 놓치고 성적도 곤두박질 쳤다. 마음은 절망적이었는데 그때 다시 정신을 차렸다. 시즌 막바지 2주 정도 휴식기가 찾아왔고 강원도의 어느 파3 연습장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골프채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만의 지옥훈련이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투어, 4개 대회만이 남았는데 상금랭킹이 70위권이었다. 4주 연속 톱5에 들었고 그때 첫 승도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을 상금랭킹 6위로 마쳤다. 지옥훈련 2주, 그리고 1달 동안의 상승세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고 내 인생을 바꿨다. 그때 다시 한 번 노력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나의 최고의 무기 vs 아킬레스건은.
퍼팅이 나의 장기인 것 같다. 늘 퍼팅이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복이 없는 것 같다. 집에서도 퍼팅 매트를 깔아놓고 연습을 한다. 그리고 롱게임은 아직 숙제다. 거리가 잘 나는 선수들이 참 많다.


KPGA 협회의 잡음, 투어 인기가 주춤하면서 대회수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남자선수들이 메인스폰서를 잡는 것도 힘들고 여러모로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들었다.
대회수가 줄어들다보니 선수들이 투어 생활로 생계를 꾸리는 것이 훨씬 힘들어졌다. 10여개 대회 남짓, 그것도 잘나가는 선수들이 아니고서는 대회에 전부 출전하지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급 선수들이 메인 스폰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 소식까지 들린다. 문제가 산재되어 있고 선수들은 고사 직전이다. 잘잘못을 떠나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더 이상 파벌싸움 같은 건 하지 않고 선수 중심의 협회 운영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 류현우의 도전은 계속된다
류현우는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 더 큰 꿈을 펼치고자 한다. 잘나가는 레슨프로에서 투어프로의 길을 선택했을 때도, 일본투어를 뛰는 지금도, 미국 투어에 대한 욕심도 모두 한 단계 더 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열망에서 시작됐다. 자신 앞에 놓인 기회를 잡았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류현우가 제일 잘하는 일이다. 아주 큰 그릇이 될 수 있고, 작은 그릇이 될 수 있지만 앞만 보고 달려갈 참이다.



일본에서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일본에서는 누구와 가장 의지하고 지내는가.
대회 개최지를 따라 호텔 생활을 한다. 매형과 최호성 프로와 함께 다닌다. 최프로와는 서로 힘을 북돋아 주는 사이다. 가끔 고기 먹고 싶을 때 함께 구워먹는 각별한 사이다(웃음).


일본에서 우승도 하고, 선수로서 한 걸음 나아간 것 같다. 일본과 한국 투어를 오가는 것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됐는가.
경험이 많아지는 만큼 배울 것이 늘어나는 것 같다. 일본은 영건부터 노장까지 선수층이 두텁다. 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지는 가봐야 안다. 아직 일본에서 나는 중간에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래서 잘하고 싶고 노력하게 된다. 어서 빨리 일본에서도 톱랭커로 거듭나는 것이 바람이다. 그리고 일본투어에서 성공해 미국 PGA 투어를 진출하고 싶은 게 다음 목표다. 그런데 일본에서 투어를 뛰다 보면 지금 어렵다고 느끼면 어떻게 더 큰 무대에서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다시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


롤모델로 삼은 선수는.
없다. 군대 있을 때 프로 데뷔를 꿈꿀 때 열심히 골프방송을 모니터했다. 모든 선수들이 다 내게는 교과서였다. 열심히 보고 연구하고 그랬다. 그리고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의 기사를 스크랩했다. 인생스토리부터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선수들의 기사를 꼼꼼히 읽고 기록했었다.


미국투어 진출 꿈을 밝혔는데 30대 중반을 목전에 두고 부담스럽지 않은가.
빠른 나이도 아니지만 늦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나이를 생각했으면 투어 프로가 되지 않고 잘나가는 레슨 프로를 계속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경험, 선수로서의 큰 포부를 미국에서 펼치고 싶다. 노력해서 꼭 현실로 이루고 싶다. 골프는 연륜이 깊어질수록 플레이가 노련해지는 몇 안 되는 운동이다. 최경주 선수도 늦은 데뷔를 했지만, 일본을 거쳐 미국을 갔다. 그리고 한국 골프의 저력을 보여줬다. 외국 선진골프의 세계,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 틈에서 그가 흘린 땀방울이 얼마만큼 인지 감히 짐작해 보면 존경스럽다.


조용하고 점잖은 모습인 반면 거침없이 도전을 즐기는 것 같다.
인생은 길고 할 일은 많다. 안 해보고 후회할 수는 없지 않은가. 뜻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는 거다. 후회는 없어야 한다. 마음처럼 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게 인생이고 골프같다. 매일이 도전이고 새로운 시작인 거다.


손위 처남이 캐디다. 좋은 점은? 불편한 점은?
손위 처남도 레슨 프로였다. 내 스윙을 종종 봐줬는데 마음이 잘 맞았다. 그리고 함께하기로 했다.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 골프 쪽에 있으니 가족관계를 떠나서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편안하게 해준다. 아내도 내 걱정을 덜 한다.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순간순간 쓸쓸할 때가 있다. 가족과 함께 하다 보니 외로움도 덜하고 든든하다. 대신 아주머니께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아들 이름이 다승이. 정말 아버지의 염원이 가득한 이름이다. 너무 사심으로 이름을 지은 것 아닌가.
태명을 다승이로 불렀는데 익숙해지고 이름도 예뻐서 우리부부가 함께 태명을 이름으로 지었다. 아버지의 염원도 보태었다고 해두자. 둘째가 생겼는데 딸이다. 가을에 태어날 거다. 둘째 태명은 연승이다(웃음). 어서 연승을 해야 하는데…


가장 응원이 되는 사람은.
가족. 나를 많이 닮은 아들과 아내는 언제나 내편인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이다.


아들이 골프를 한다면 밀어줄 것인가.
취미로 골프를 가르치고는 싶지만 선수를 권유할 생각은 없다. 골프선수 생활이란게 외로운 길이다. 웃고 즐기면 중간 밖에 못한다. 잘나가는 선수들의 내면을 보면 아픔이 있다. 그래서 아들에게 시키고 싶지는 않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 vs 가장 기뻤던 순간은.
지난해 2위를 세 번이나 했다. 준우승한 대회는 모두 아깝다. 3년 전 NH농협 대회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홀이 어려웠는데 한 타차로 밀리고 있다고 생각해 너무 공격적으로 홀을 공략했었던 것이 패인이었다. 너무 일찍 판단해 집중을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몇번의 우승 경험이 있지만 그래도 첫 승의 기쁨은 따라오지 못하더라.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것 같다.


앞으로 얻고 싶은 별명이 있다면.
아들바보 같지만, 다승이 아빠로 불리는 것이 좋다. 희망이 있다면 다승왕이 되어서 아들 이름 덕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골프선수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SK텔레콤오픈과 한국오픈을 우승하고 싶다. 신한동해오픈과 매경오픈 우승컵이 집에 있다. 한국에서 큰 대회라고 하는 대회의 우승컵 모두 가지고 싶다.


10년 후 어떤 모습일까? 언제까지 현역 선수를 하고 있을 것 같은가?
10년후에도 선수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아니 그때도 잘하는 선수로, 후배들이 신경 쓰는 선배가 되고 싶다. 대회장을 누비다 보면 외롭고 쓸쓸할 때가 많다. 그래서 희망이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여유롭게, 가족들도 함께 다니고 싶다.


올 시즌 각오는.
항상 목표는 우승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선수로써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일본과 한국에서 활약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많이 응원해달라!


류현우 Profile
생년월일: 1981년 9월8일
신장: 174cm
프로데뷔: 2002년
JGTO 루키시즌: 2012년
주요기록
2013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2012년 JGTO 코카콜라 토카이클래식 우승
2011년 레이크힐스오픈 3위
2010년 KEB·외환 인비테이셔널 공동 3위
2009년 신한동해오픈 우승


류현우의 10문10답
좋아하는 컬러는? 파란색
좋아하는 음식은? 어묵탕
좋아하는 음악은? 아내가 녹음해준 인기가요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골프채널
핸드폰 컬러링은? 없다.
별명은? 특별히 없지만 굳이 이야기 하자면 덤벙이
자신의 장점은? 유머러스하다.
콤플렉스는? 일부러 만들지 않는다.
친한 동료는 누구? 최호성, 김병준
골프를 안 할 때 무엇을 하는가? 아들 다승이와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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