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야니(22·대만)를 막아라.

7일 콜로라도에서 막을 올리는 제66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는 ‘새로운 골프여제’ 청야니의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여부가 관건이다. 청야니는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가장 어린 나이에 4대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 여자골퍼로 역사에 남게 된다.

하지만 올해 US여자오픈은 로키 산맥의 고지대 코스에서 열린다는 숙제도 있다. 보통 여자 골프에서는 파72에 전장 6,500야드만 넘어도 긴 코스로 여겨지는데, 올해 대회 장소인 브로드무어 골프클럽의 이스트 코스는 파71에 전장이 이 대회 역사상 가장 긴 7,047야드나 된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

코스가 너무 길다는 불평이 나올 법도 하지만 평균 고도가 해발 6,230피트여서 날아가는 볼이 공기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문제는 거리측정에 있다.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경기위원장은 이 정도의 고지대에서는 저지대와 비교해 12% 정도 멀리 날아간다고 말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이에 대해 “거리가 얼마나 더 나오는지 빨리 파악하는 게 숙제”라며 “코스에 나가 직접 경험하면서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데이비스 경기위원장은 “그린은 작년 대회가 열렸던 오크만트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라며 출전자들을 더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또 러프 높이가 보통 4인치 이상이어서 페어웨이에 볼을 안착시키지 못한 선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모두 10차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995년 바로 이곳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2언더파 278타를 기록, 커리어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언더파를 치기가 어려운 코스임은 틀림없다.

세계 랭킹 ‘탑50’에 든 여자골퍼가 미셸 위를 포함해 8명으로 줄어들었을 정도의 침체에 빠진 미국은 디펜딩 챔피언이 폴라 크리머이고, 청야니에 이은 세계 2위가 크리스티 커라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특히 커는 우승만 못 했을 뿐 최근 4개 대회에서 3번 준우승, 한 번은 3위에 오른 청야니의 경계대상 1호가 분명하다.

하지만 미국은 탑10 선수가 이들 둘 밖에 없는 초라한 신세다.

한국선수들 중에서는 기록상 김인경과 똑바로 치는 신지애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특히 김인경은 평균타수에서 70.26으로 2위, 언더파 라운드 2위(27라운드 중 18라운드), 그린 적중률 11위, 퍼팅 8위로 코스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US여자오픈에 ‘맞춤형’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LPGA 코리아’의 부진에 대해 일부에서는 “투어가 한국선수들의 독식을 막기 위해 조용히 투어 대회들의 코스 길이를 늘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PGA 코리아’는 박세리가 혼자서 4승을 거둔 1998년 이후 매년 평균 7승씩을 챙겼고 지난 3년 동안 가져간 우승컵도 29개나 되지만 올해는 시즌의 절반이 지나도록 첫 승을 못 올리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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